“유량이 크게 떨어졌지만 구제역 재발방지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농가입장에서 기꺼히 감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충남도 연기군 전동면에서 착유우 33마리를 포함해 젖소 85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정찬영 송성목장대표는 지난달 25일 `구제역 방역 시연회''''에 참가, 3대의 집유·사료·소독차량과 100여명이 넘는 방역공무원들의 축사 출입을 보면서 유량감소에 대한 질문에 오히려 이같이 반문했다.

방역시연회 장소를 제공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면서 오히려 질병을 전파할 위험성도 있고, 낙농가의 경우 정씨와 같이 유량감소의 경우를 겪게 되기 때문에 장소섭외가 어렵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씨가 기꺼히 장소를 제공하게 된 것은 최근 양축가들 사이에서 `방역은 개인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동참이 없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날 연기군 농업기술센터 회의실에서 개최한 `농림부장관과 전국 행정부지사·농가들과의 현장간담회''''에서 김동태 농림부장관이 왜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왜 지방자치단체들이 방역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되는지에 대해서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장관은 2~4월이 전세계적으로 구제역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라는 점을 들어 이 기간동안 소독의 날을 월 4회로 늘리고 1년여 동안 방역공무원을 비롯 전농민들이 구축해 놓은 현장의 방역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현장의 중심에 선 지방자치단체가 질병퇴치의 깃발을 잡고 일사불란하게 지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김 장관은 32개 월드컵 참가국중 구제역 발생 8개국과 미분류 6개국 등 14개국과 14개 아시안게임 승마경기 참가국 중 10개국이 구제역 발생국으로 이 기간중 이들 나라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의 입국시 소독은 물론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지방자치단체들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부지사들도 “WTO뉴라운드시대에 접어들면서 앞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경종농업을 대체하기 위해 여러 품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중 축산업이 가장 유망종목”이라고 강조했다.

축산업 발전의 필요충분조건은 바로 질병없는 안전한 축산물 생산이다.
청도 소싸움이나 국제농업 한마당잔치 등 지역적으로 특산품을 명품화해 관광산업으로 승화시키려는 지방단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질병이라는 불청객을 어떻게 쫓아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이다.
이제 방역에 참여하지 않는 농가나 현장방역을 소홀하게 생각하고 책상에서만 지휘하는 무사안일한 공무원은 도태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아무런 거리낌없이 축산물을 수출해 외화를 획득하는 일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우리 축산물의 우수성을 인식시켜 수입축산물과 차별화하는 일도 바로 가축질병의 추방에서 비롯된다.
최근 농림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축질병 방역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양축농가이고 관련업체들이다. 민관이 다시 힘을 모으지 못하면 가축질병 해방국으로의 목표는 물론 안전한 축산물시대에서 완전히 낙오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축산물 수입국의 종속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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