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개선·소비저변 확대 '숙제'

국내의 한 양식장에서 쏘가리 완전양식에 성공, 대량출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쏘가리는 육식성으로 성질이 거칠고 예민한데다 맑은 물에서만 살아 양식이 어려운 품종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산지에서 쏘가리의 가격은 1kg당 10만~15만원을 기록해 왔으며 중국산도 1kg당 6만~9만원 가량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대량양식에 성공하면서 국내에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쏘가리 완전양식 성공과정과 향후과제에 대해 살펴봤다.

# 22년간의 집념이 이끌어낸 성공

쏘가리 대량양식에 성공한 것은 정부기관이 아니라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민간연구소인 한국쏘가리김진규연구소다.

쏘가리연구소의 양식장은 1996년에 처음으로 쏘가리 양식에 뛰어든 이후 17년만인 2011년에 사료먹이는 기술을 개발, 지난 3월에 500g~1kg까지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16년에 최적을 시설을 마련했는데 현재 한국쏘가리김진규연구소에서는 1만5000㎡ 가량의 부지에 가로 6m, 세로 6m인 수조 8개와 가로 8m, 세로 8m인 수조 11개를 확보해 쏘가리를 양식하고 있다.

출하 사이클은 20개월 가량으로 현재 김진규연구소의 시설에서 1사이클 당 생산가능물량은 30톤 가량이다.

양식장의 시설은 순환여과식으로 마련됐으며 양식장에서 배출되는 쏘가리의 배설물은 자체적으로 걸러내 하천의 수질 오염이 없도록 했다.

김진규 한국쏘가리김진규연구소 대표는 “1996년에 처음으로 쏘가리 양식에 진입, 22년만에 양식쏘가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성과를 이뤘다”며 “쏘가리는 내수면 어종 중 가격이 가장 높은 어종으로 양식어업인 뿐만 아니라 산청군의 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부정적 인식이 ‘벽’
쏘가리 대량양식에 성공했지만 간디스토마에 대한 우려와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간흡충이라고도 불리는 간디스토마는 민물고기를 날로 먹을 때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으며 복통, 발열, 소화기장애, 위장출혈 등이 감염시 주요 증세다.

도시의 소비자들은 간디스토마에 대한 우려가 큰터라 이같은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쏘가리연구소는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양식장에 전기 살균·살충장치를 마련해 간흡충이 양식장 내부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또한 손운목 경상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에게 양식장 쏘가리에 대한 기생충검사를 의뢰한 결과 수조의 쏘가리 전체가 기생충 음성판정을 받았다.

김 대표는 “쏘가리의 맛과 영양이 매우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쏘가리 역시 민물어류인터라 부정적인 인식은 어느 정도 있는 상황”이라며 “쏘가리 양식이 고부가가치 양식품목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등 국가기관에서 쏘가리의 안전성 검증에 나서야 한다”며 양식 쏘가리의 안전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 소비확대가 ‘과제’
쏘가리가 고부가가치 양식품목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비확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쏘가리는 1kg당 가격이 매우 높은 어류로 연간 국내 소비량은 100~150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소비되는 대부분의 물량은 쏘가리 산지의 식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먹는 사람만 먹는’ 어종 중 하나다.

이마저도 국내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터라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물량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쏘가리를 고부가가치 양식품목으로 육성키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소비저변을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남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팀장은 “쏘가리는 생산자의 수가 적은데다 대량양식에 성공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해수부가 쏘가리 소비확대에 나서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우선은 산청군 등 지자체에서 지역축제 등과 연계, 소비촉진에 나서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김진규 대표

[미니인터뷰] 김진규 한국쏘가리김진규연구소 대표

“내수면의 지자체에서도 내수면 어업이나 양식업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진규 한국쏘가리김진규연구소 대표는 내수면 지자체에서 내수면 어업에 대해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쏘가리 연구를 진행하면서 생산된 쏘가리 종묘를 경호강에 방류해 왔다”며 “경호강에 쏘가리가 많다는 것이 입소문이 나면서 낚시객이 경호강을 찾는 사례가 많이 늘었고, 이는 곧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내수면어업에 관심을 가지면 지역경제활성화도 꾀할 수 있으며 청년일자리 창출과 청년어업인 육성도 가능하다”면서 “이번 쏘가리 대량양식 성공을 계기로 보다 많은 지자체에서 내수면 어업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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