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이상의 의미…더불어 살아가는 생활 공동체와 근간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우리 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지정한 쌀의 날이 올해로 벌써 네 번째 해를 맞이한다.

‘쌀의 날’은 한자 쌀 미(米)를 나눠쓰면 八·十·八(8·10·8)로 풀이된다는 점을 착안, 쌀 생산까지 88(八十八)번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아 농업인의 수고로움에 고마워하고 쌀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매년 8월 18일로 지정됐다.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곡물 중 하나인 쌀. 쌀은 오늘날 전 세계의 인구 약 34%인 30억명이 쌀을 주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쌀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으며 쌀이 우리 민족에게 어떤 의미인지, 쌀의 문화적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 쌀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인류가 쌀을 먹기 시작한 시점은 사실 정확하지 않다. 쌀 재배의 발상지 또한 다양한 학설이 존재할 뿐, 정확한 발상지는 아직도 정확하지 않다. 다만 1997년과 2001년 충북대와 단국대 합동 발굴팀이 지금의 청주 지역의 옛 청원군 옥산면 소로리 일대에서 발견한 볍씨를 발견하면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쌀을 먹기 시작한 시점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발굴팀은 고대벼 18알, 유사벼 41알 등 총 59알을 출토해 서울대와 미국의 지오크론 연구팀(Geochron Lab)의 방사선탄소연대측정(AMS)을 실시한 결과 1만3000~1만5000년 전 볍씨로 판명됐다. 이 것은 기존 중국에서 출토된 볍씨의 기록을 경신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 충북대학교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고대벼 ‘소로리 볍씨’

# 쌀이 우리 민족에게 주는 의미

쌀은 우리의 주식인 만큼 우리나라 쌀에 대한 국민들의 자부심은 매우 강하다. 특히 우리 민족에게는 단순한 식량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 공동체의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가족을 식구라고 부르며 밥을 함께 먹는 관계로 표현했고 이사를 하면 시루떡을 돌려 인사하는 등 이웃과의 화합을 기원하기도 한다.

심지어 충북 괴산군은 2005년 7월, 군 예산과 주민성금 5억원을 들여 둘레 17.85미터, 높이 2.2미터, 지름 5.88미터, 무게 43.5톤의 초대형 가마솥인 ‘괴산군민가마솥’을 완성했다. 이는 한 번에 4만명이 먹을 수 있는 밥을 한 번에 지을 수 있는 세계 최대 가마솥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가장 살기 좋다는 배산임수 지형은 쌀을 생산하기 좋은 곳이라고 적혀있을 정도다.

▲ 한 번에 4만명이 밥을 지어먹을 수 있어 세계 최대 가마솥으로 평가받는 ‘괴산군민가마솥’

#우리나라와 서양의 쌀의 문화적 차이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 문화권은 쌀 재배의 노동집약적 특성에 의해 외부와의 교류보다 마을 중심의 문화로 발전돼왔다. 또한 예로부터 쌀은 풍부한 물과 상당한 양의 노동력이 투입돼야만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대가족 중심의 마을 공동체를 형성해야만 재배할 수 있었다. 반면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 문화권은 밀 자체로는 완전식품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육류와 유제품을 얻기 위한 교역과 유목이 발달한 것이 우리와의 차이점이다.

<농수축산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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