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작물보호제시장 연평균 17% 성장
관심은 높지만 미흡한 제도·부정적 이미지…산업화 ‘걸림돌’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최근 화학분야의 핵심 화두 가운데 하나는 ‘바이오’다. 화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성장해온 작물보호제(농약) 분야에서도 생물농약으로 대변되는 바이오 작물보호제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신물질 원제의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높은 비용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갈수록 거세지는 환경 규제는 화학농약시장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농화학기업들을 중심으로 생물농약에 대한 높은 관심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세계 생물농약시장의 변화와 국내 현황을 비교하고, 국내 생물농약시장의 문제점과 나아갈 바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급성장하는 세계시장, 답보하는 국내시장
-(중)농약과 친환경 농자재 기로에 서다
-(하)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효과적인 병해충 방제로 농업 생산성 증대에 기여하고 있는 작물보호제업계는 내성 및 저항성이라는 숙제와 늘 마주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물질 원제의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글로벌 원제 1개를 개발하는데 평균 11.3년, 2억8600만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환경 관련 규제 강화로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는 추세다. 이에 글로벌 원제사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는 바이오 작물보호제 분야에 주목, 많은 투자와 관련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다.

# 글로벌 작물보호제시장 대비 10배 성장률

글로벌 작물보호제시장과 관련해 연구자별로 일부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작물보호제시장은 어느 정도 정체된 가운데 글로벌 생물농약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지난 1월 LG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작물보호제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25억달러로 전체 작물보호제시장의 4%에 해당하는 작은 규모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글로벌 작물보호제시장이 연간 5~6%의 성장률을 보이며 정체돼 있는 동안 바이오 작물보호제시장은 연평균 17%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최경자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연구에서는 바이오 작물보호제시장은 2010년 12억1000만달러에서 2014년 45억3000만달러로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약 7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 14.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다. 반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글로벌 작물보호제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4%로 분석됐다. 또 전체 작물보호제시장에서 바이오 작물보호제시장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2년 2.77%에서 2014년 7.99%로 크게 증가하는 등 글로벌 바이오 작물보호제시장의 성장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 글로벌 농화학기업 앞 다퉈 M&A

이에 따라 바이오 작물보호제분야에 대한 적극적은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신젠타는 선충병원성 곰팡이를 이용한 선충 방제제를 주로 개발하는 미국의 ‘파스토리아 바이오사이언스(Pasteuria Bioscience)’와 ‘서클 원 글로벌(Circle One Global)’을 인수했으며 덴마크의 ‘노보자임스(Novozymes)’, 이탈리아의 ‘이스아그로(Isagro)’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바이엘도 미국의 ‘아그라 퀘스트(Agra Quest)’와 독일 ‘프로피타(Prophyta)’를 인수했다. 바스프 역시 ‘벡커 언더우드(Becker Underwood)’를 인수했다. 이 외에도 몬산토, 스미토모 등 많은 글로벌 농화학기업들이 관련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내지는 인수합병을 진행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화학기술 기반 글로벌 작물보호제회사들이 바이오 작물보호제 회사를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하는 이유는 바이오 작물보호제를 IPM(종합적 병해충 관리)체계에 넣어 화학농약을 사용해 작물을 재배할 때의 문제점인 저항성 발현 및 잔류 등의 문제 등을 줄이기 위함이다”며 “또 선충, 바이러스, 세균병 방제 등 화학농약으로 방제하기 어려운 분야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 작물보호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관심은 높지만 현실은 외면키도

국내에서도 생물농약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지만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최근 작물보호분야 학회에서는 생물농약에 대한 다수의 연구가 발표되고 있으며 최근 팜한농의 ‘총채싹’의 성공 등 국내 작물보호제업체의 관심과 투자도 조금씩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작물보호제업계에 비견할 수준은 못 된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이 전하는 현실이다.

또한 생물농약은 ‘생물(Bio)’이라는 차별화에도 불구하고 ‘농약’이라는 이름으로 불림에 따라 유기농업인이나 일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이지 못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물농약이 아닌 친환경 농자재로 등록하는 경우도 많아 생물농약에 대한 정확한 통계와 산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농약의 까다로운 등록 절차나 시간, 비용 때문에 친환경 농자재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학계는 생물농약 관련 통계에 친환경 농자재를 포함시킨다. 생물농약만으로는 시장규모가 너무 작아 친환경 농자재의 전체 또는 일부를 더하곤 한다. 이에 따라 국내 생물농약에 대한 자료는 연구자에 따라 천차만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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