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효과적인 암 예방과 항암치료를 위해 육류와 지방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서울대학교 캠퍼스에서는 300여명이 넘는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회장 최윤재)·대한저탄수화물고지방식이협회(회장 송재현)가 공동 주최하고 나눔축산운동본부(상임공동대표 김태환·문정진)가 후원한 ‘우리 축산물과 함께 건강해지는 저탄고지라이프(Ⅳ:암)’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명일 건세바이오텍 박사는 암 예방과 관리를 위해선 오히려 지방 섭취의 비율을 높이는 케톤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암 예방 위해선 혈당·인슐린 낮춰야
정 박사는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로 암세포는 굶기고 정상세포는 건강하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암은 유전자의 문제가 아닌 대사질환’이라는 와버그 이론을 소개했다. 암은 섭취한 영양물질을 분해·합성하고 에너지를 생성하거나 배출하는 등의 대사 과정에 결함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탄수화물의 과다섭취는 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며 “암 예방과 관리를 위해 혈당과 인슐린을 낮추는 식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제발표를 진행한 정윤섭 양생의원장도 “암은 유전자 질환이 아닌 대사질환, 면역질환, 독성중독질환”이라며 “암은 다른 세포들에 비해 더 많은 당분을 빨아당기기 때문에 당분 섭취를 제한하고 당분으로 변하는 탄수화물의 섭취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 암 예방·관리 위한 케톤식
정 박사는 혈당과 인슐린을 낮추는 식사로 케톤식을 제안했다. 

케톤식은 탄수화물·지방·단백질 중 지방과 나머지 영양소의 비율을 4대1로 맞추는 식이요법이다. 총 섭취하는 칼로리의 70~80%를 지방으로, 20%는 단백질, 10%는 탄수화물로 채우는 저탄고지 식단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케톤식은 체내에서 포도당 대신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케톤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국내에선 키토제닉 다이어트란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식이요법이다.

그는 이를 위해 떡·빵·면류와 같은 정제 탄수화물, 단맛이 나는 과일, 건강하지 않은 기름 등을 제한하고 좋은 육류와 지방을 다량의 야채와 섭취할 것을 권했다. 

육류는 방목해 키워 오메가-3와 오메가-6가 균형잡힌 것을 선택하고 지방은 올리브유, 버터, 들기름, 코코넛유 등을 선택하라고 덧붙였다. 

 

# 저탄고지 식단, 다양한 질병 예방에 도움
일반적인 암 예방 식단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정 박사는 사례를 통해 이같은 식단이 암 환자들에게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들을 제시했다. 

그는 케톤식이 암에 걸린 생쥐의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논문과 케톤식을 통한 뇌종양 극복사례를 소개했다. 

하지만 정 박사는 “사람마다 암의 원인이 다르므로 ‘맞춤형 케톤식’을 적용해야 한다”며 “꼼꼼히 수치를 기록하고 데이터를 통해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최윤재 서울대 교수는 “미국에서는 이미 2000년 초부터 고탄수화물 저지방 식단이 확산됐다”며 “저탄고지 식단은 암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비만·만성 대사성질병·노인질병 등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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