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이사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나!’ 격렬한 퍼포먼스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온 인기 아이돌 그룹 워너원이 수분과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비타민 음료를 마시며 정면을 응시하고 살짝 윙크를 한다. 사직서를 항상 가슴에 품고 사는 직장인 조정석은 상사의 잔소리에 버틸 만큼 버텼다며 가슴에 손을 넣는 순간 가족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가슴에서 뭔가를 꺼내 책상위에 ‘탁’ 하고 내리치며 말한다. “홍삼스틱 먹고 기운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요즘 한창 인기 있는 TV광고 장면이다. 그들은 왜 비타민을 음료로 마시고 홍삼을 스틱으로 먹을까?

광동제약은 비타민을 과립이나 정제형태로 먹는 고정관념을 깨고 음료형태로 바꿔 ‘비타500’을 출시, 첫해인 2001년 53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매년 100% 성장을 거듭하며 단일품목으로 연간 10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는 스타상품을 만들어 냈다.

KGC는 홍삼농축액을 액상형태의 스틱포장인 ‘홍삼정 에브리타임’으로 바꿔 출시 4년 만에 130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건강기능식품에서 제형은 ‘섭취가 용이하도록 제조·가공된 모양’으로 말 그대로 먹기 편한 형태를 가진 제품이다.

기능성식품에서의 제형은 단순히 모양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기능성 성분의 안정성, 용해도, 첨가제와의 상호작용 등 물리화학적 성질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보관 중에 빛, 수분, 온도 등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안전성과 소비자의 선호도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고도기술의 결실이 바로 제형이다.

또한 개봉할 때의 편이성이 제품의 효능과 안전에 대한 고객들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제형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

‘건강기능식품 기준 및 규격’에는 과거 6종(분말제, 과립제, 정제, 경질캡슐, 연질캡슐, 환)의 제형만 정의돼 있었으나 소비자 요구를 반영, 2016년 12월에 7종(액상, 편상, 페이스트상, 시럽, 젤리, 바, 필름)을 추가했다. 이에 국내외 선진기업들은 ‘이색제형 전쟁’에 돌입, 젤리형 영양소 제품이나 스틱젤리 제품, 소프트·하드 캡슐형 유산균 제품 등 기존의 상식을 깬 독특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대다수의 기업은 영세해 제형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설사 제형기술을 보유한 전문위탁생산기업에게 투자해도 그들은 매출규모가 불확실한 중소기업(매출 100억원 미만, 전체 규모의 약 94% 기업)을 위한 새로운 시설도입과 기술노하우 전수가 어렵고 경제성도 낮다고 판단해 위탁생산을 가급적 지양한다.

기업지원을 위한 공공기관 및 지자체연구소가 보유한 장비(총 2800여종) 중 제형관련 장비는 단 54종 뿐(2% 미만)이며, 그나마도 도입시기가 2008~2012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형 확대정책 이전의 장비가 대부분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건강기능식품기업의 니즈(Needs, 욕구)가 제형개발임을 간파, 2019~2023년까지 총 176억원을 투입해 ‘기능성식품 제형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기능성식품 제형센터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중소기업이 소비자 니즈 맞춤형 제형개발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고 적합성 평가와 시제품제작을 통해 제형기술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또 개발된 제형기술의 보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국내 기업이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제형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건강기능식품 고부가가치 창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식품산업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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