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철 강원한우청년회장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 신명철 강원한우청년회장

신명철 씨는 강원도 삼척에서 일괄사육으로 한우 450마리를 키우는 청년축산인이다. 그는 현재 강원한우청년회의 회장을 맡아 한우를 키우는 다른 청년들과도 꾸준히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 누구보다도 청년축산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신 씨를 통해 그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제 축사 운영 달라 

신 씨는 22살이던 2008년 아버지의 농장에서 본격적으로 한우 사육을 시작해 벌써 11년차를 맞은 후계농이다. 한국농수산대학에서 한우를 배운 엘리트 축산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이제야 겨우 제대로 한우를 키운다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 축사에 들어와 부모님과의 갈등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나왔으니 부모의 기대는 높았지만 그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 씨가 축사를 맡고 난 뒤 받아든 1년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제 축사 운영은 달랐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수밖에 없었다. 

“축산 기계를 다루는 것도 어설퍼 아버지가 외출하시면 계속 기계를 만지며 익숙해질 수 있도록 했어요. 자궁을 만져보고 난소가 어떻게 느껴지는지 실습도 계속 했죠. 7~8년차가 될 쯤에야 부모님의 지적 없이도 축사가 돌아가기 시작한 것 같아요.”

신 씨는 청년축산인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자신과 같은, 어쩌면 더 긴 시행착오 기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주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청년축산인, “자금 확보가 가장 어려워”

“저는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하고 부모님의 축사를 물려받은 후계농인데도 자리를 잡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별다른 기반 없이 시작하는 창업농들에게는 더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죠.”

청년축산인들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자금 조달 문제다. 적은 면적에서 많은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축산업에 관심을 갖는 청년들은 많지만 실제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억원으로 땅 사고, 1억원으로 축사 짓고, 나머지 1억원으로 소를 넣는다고 가정해 보죠. 비육우로 키우기까지는 2년 반, 번식농장을 운영한다고 해도 6개월령 송아지를 사와 수정시키고 다시 송아지를 팔기까지 2년 정도가 걸려요.”

그는 사료비, 운영비 등 적어도 2년은 버틸 수 있는 자금이 확보돼야 하지만 정부 지원은 턱없이 모자라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 지자체와 윈윈(win-win)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자체의 연구기관과 청년축산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데이터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시기인 만큼 청년 축산 농가가 자신들의 데이터를 지자체 연구기관에 전송하고 대신 사료 지원 등 도움을 받는 형식이다. 연구기관의 요청에 따라 가축의 체중 측정, 체혈 등을 대신해주고 연구기관은 이를 바탕으로 호르몬 변화를 관찰하는 등 연구에 참고하는 것이다. 

“저도 초창기 사료비 조달이 어려워 축산과학원에 문의했더니 ‘사료를 대줄테니 데이터를 모아달라’고 하더라고요. 기관이 멘토가 되고 청년축산인이 멘티가 될 수 있으니 더없이 좋죠.”

신 씨는 이같은 청년축산인에 대한 지원이 좀 더 체계적으로 구축되고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농업인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지역 탐방·해외 연수 등의 기회도 늘려 청년들이 자신들만의 목표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도 대학 재학 중에 일주일동안 미국 연수를 가서 ‘팜스테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소를 키워 판매하면서 휴식의 공간도 제공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놀라웠죠. 이후 농장에서 팜스테이와 겸해 스테이크 식당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짧은 연수가 제게 목표를 심어준 셈이죠.”
 

[이것만은 개선해 주세요!]

① 청년축산인 대상으로 한 교육과 연수 등 역량 강화 기회가 많았으면 해요.

② 청년들의 멘토가 될 수 있게 연구기관과의 연계 활동이 강화됐으면 좋겠어요.

③ 충분히 실험해 보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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