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농가 소득 증대 위해 OEM사료 출시"
최고의 품질 자부...사료 선택권 넓어지는 계기 됐으면
OEM사료 성공적 안착 위해 모든 지원 아끼지 않을 것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한우 생산자단체인 전국한우협회가 지난 3일 전북 완주에서 OEM사료 출시 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OEM사료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사료를 출시한지 열흘 남짓한 시간이 지났을 뿐이지만 한우 농가 사이에선 벌써 OEM사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에 본지는 지난 9일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을 만나 OEM사료 출시가 갖는 의미와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가격 견제와 기준 제시 역할이 목표

“OEM사료 출시는 한우 농가의 생존을 위한 것입니다. 이제는 농가들 스스로 생산비 절감 등과 같은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왔습니다.”

김 회장은 FTA(자유무역협정) 이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수입 소고기의 공세와 함께 최근 한우 가격에 대한 소비자 저항성이 커지면서 생산비 절감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한우협회의 OEM사료 사업은 이 같은 생산비 절감의 필요에 의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선진사료와 협력해 ‘대한한우’와 ‘건강한우’ 2종을 기존 사료보다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

기존 한육우 사료 점유율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던 농협사료와 기타 사협사료에 대한 가격 견제의 목적도 있다.

“지난 10년 동안 사료가격이 2배나 올랐지만 우리 농가들은 말 한마디 못했어요. 사료 가격의 투명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사료 원가 공개도 요구했지만 업계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OEM사료가 원가 공개를 통해 기존 업계의 견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 점에서 판매량에 상관없이 출시 자체가 갖는 의미가 크죠.”

김 회장은 OEM사료가 사료 가격의 기준을 제시하고 품질·가격의 표준 역할을 함으로써 업계 전체에 긴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가 이익 증대가 곧 협회와 지부에도 이득 

OEM사료의 가격은 가장 저렴한 사료인 건강한우의 경우 지대사료 공장생산가 기준 1포당 6700원, 품질에 중점을 둔 대한한우의 경우 1포당 7500원 정도다. OEM사료 공급의 포문을 연 완주군지부는 여기에 운송비와 운영비 등을 포함해 7750원~8700원 사이에서 가격을 결정했다. 기존 사료 대비 소 1마리당 약 40만~60만원의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사료 가격을 크게 낮춰 공급하자 업계에선 이 같은 저가 공급 기조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서부터 사료의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등 다양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해 김 회장은 OEM사료 사업을 기업마인드로 판단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한우협회는 농가들이 낸 회비로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협회보다 농가의 이익이 증대돼야 회원도 늘고 회비도 더 많이 걷혀 결과적으로 지부에 이득인 겁니다. 지부에 가격 결정 권한을 맡겼지만 만약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받는다고 하면 농가들은 이탈할 것이고 그렇다면 해당 지부는 회생이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일반적인 기업들과는 운영 구조부터 다르기 때문에 최소한의 운송비·운영비 정도만 붙여서 낮은 가격에 사료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품질에 대해서도 “대한한우의 경우 최고의 품질이라 자부한다”며 “긴 사육기간이 필요한 한우의 특성상 사료의 품질을 명확히 검증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OEM사료의 품질을 분석·검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OEM사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달 초 전북 완주군지부가 OEM사료 사업의 신호탄을 발사한 이후 전국 각 지부에서 중앙회로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는 OEM사료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는 농가와 지부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OEM사료가 완주군지부를 기점으로 전국으로 널리 퍼져나가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며 “한우협회 중앙회는 OEM사료 사업으로 단 1원의 수수료도 얻는 것이 없지만, 앞으로 OEM사료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가들의 사료 선택권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표면적으로 사료 선택이 전적으로 한우 농가에게 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출하연계, 전이용 등과 엮여 마지못해 특정 사료를 이용하고 있는 일부 농가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김 회장은 “OEM사료를 통해 전체 사료업계가 투명해지고 농가가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농장 여건에 맞는 사료를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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