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스토리·편리성 결합한 상품 눈길 끌어
축산물, 가성비·산지직송 내세운 신선제품 '인기'

[농수축산신문=안희경, 이한태 기자] 

‘최저가’를 내세우며 가격경쟁에 몰두했던 온라인 시장은 ‘특별함’을 찾고 있다. 저가 경쟁만으로는 큰 차별성을 얻지 못하는 만큼 찾기 힘든 상품군이나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HMR(가정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제품군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편집자 주>

■ 농산물
# 싸지만 특별해야 한다

온라인 시장은 기본적으로 최저가를 지향한다. 온라인의 특성상 가격비교가 클릭 몇 번으로 손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10원이라도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자 경쟁해왔던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지만 특색이 있거나 보지 못했던 제품에 대한 인기가 증가세인 만큼 생소하지만 이색적인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실속형 구성 상품이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전통적인 제품보다는 쉽게 접하지 못했거나 낯선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지난해 작황 악화로 올해 과일가격이 많이 올라 작황이 좋고 비교적 시세가 저렴한 실속형 구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전통적인 농산 선물세트보다는 새싹삼, 송화버섯 등 생소하지만 이색적인 농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산지에 가까워야 믿을 수 있다
‘산지직송’이라는 표현도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온라인 제품은 소비자가 구매 시 신선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중요한 구매결정 요소 중 하나가 된다.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얼마나 빨리, 소비자가 편한 시간에 배송을 하는가가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업체들은 빠르고 편리한 배송은 물론 믿을 수 있는 산지의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서법군 11번가 신선식품 팀장은 “11번가는 열려있는 마켓 플레이스로서 적극적인 제휴를 추진, 유통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농어업인이나 산지의 소상공인들에게 광장형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항목이 신뢰성인 만큼 품질면에서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야기와 함께 하는 제품
온라인 업체들은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생산자의 특별한 이야기를 찾기도 한다. 최근에는 유기농, 친환경 등과 함께 ‘청년농부’, ‘청년’, ‘농부’, ‘명인’, ‘장인’, ‘명장’ 등 장인이나 청년 농업인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의 구성도 증가하는 추세다.

제품 생산자의 얼굴과 이름은 물론 그들의 삶과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애정이 담긴 이야기들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생산자에 대한 많은 정보는 제품에 대해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갖도록 한다.

실제로 청년농업인 단체에서도 판로 확대를 위해 온라인 업체와 함께 청년농업인이 생산한 제품임을 강조하는 상품카테고리 마련이나 제품군 확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 HMR 확대
다음으로 눈여겨 볼 점은 HMR 시장이다. 1~2인 가구의 특징이 편리함과 편의성을 추구하는데 있다면 이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것 가운데 하나는 HMR이다. 이에 따라 HMR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며 이들은 효과적인 물류 서비스에 기반해 성장하고 있다.

마켓 컬리가 빠른 배송 서비스를 바탕으로 높은 품질 신뢰도와 재구매율을 기록하며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HMR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경우 정기적인 반복 구매 가능성이 높아 선점에 따른 효과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최근 온라인 사업자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다.

김 웅 전 홈플러스 본부장은 “1~2인 가구 증가로 HMR 제품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온라인 사업자들이 HMR에 승부를 걸고 있다”며 “온라인 시장에서 HMR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축산물
배송문제와 오프라인이 아닌 사진으로 승부해야 하는 온라인 시장에서 축산물 판매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몰의 네임 밸류를 믿고 온라인으로 축산물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시장에서 축산물의 판매비율도 올라가고 있는 편이다.

특히 소셜커머스들의 당일 배송 시스템을 비롯해 마켓컬리 등 신흥 온라인몰에서 샛별배송 등을 내세우면서 배송 문제를 해결, 온라인 축산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 가격, 여전히 관건
온라인 시장의 구매 금액이 다소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은 온라인 시장의 최대 관건이다. 오프라인 시장에 비해 고가의 상품이 팔리는 비율이 낮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가성비’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때문에 국내산 축산물의 높아진 가격 부담으로 수입축산물로 눈길을 돌리는 온라인 몰이 늘어났다. 국내산 생육은 워낙 가격이 높아 행사를 해도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입육을 성장하는 카테고리로 보고 집중하는 온라인 몰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1번가는 올해 생육시장을 확대키로 하고 수입육으로 타깃을 조정했다.

11번가의 축산 관계자는 “가격 뿐 아니라 온라인 몰의 특성상 고객들이 제품을 볼 때 사진으로만 판단을 하는데 수입육은 비주얼적으로 볼거리가 있기 때문에 클릭하는 횟수 등 트래픽 면에서 국내산보다 월등히 관심도가 높은 편”이라며 “수입 쇠고기 블랙앵거스 등을 비롯해 미국산 축산물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수입축산물은 쇠고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최근 이베리코의 인기로 돼지고기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베리코 돼지고기 등 수입 돼지고기의 판매고가 올라가면서 11번가는 듀록을 비롯해 상반기 중에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옥션도 올 설부터 ‘앵거스박 HMR 선물세트3호’ 등을 비롯해 미국산 프리미엄 탑 초이스 등급의 상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소셜커머스들도 호주산 찜갈비제품을 비롯해 육전용 홍두깨살, 볏집삼겹살 등 삼겹살과 LA 갈비 정도로 국한돼 있던 수입육제품들을 다양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소셜커머스의 특장점인 시간대별 이벤트 등을 통해 수입 축산물의 대대적인 가격할인을 실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가격할인으로 프로모션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맛을 본 후 재구매로 이어지면서 점차 판매고를 높이고 있다.

# 국내산 축산물, 가격등락에 전략세우기 쉽지 않아.
온라인 몰의 축산바이어들은 연초 돼지값 폭등과 한우 마릿수 증가로 인한 수급 조절 등 국내산 축산물 시장의 수급이 불안정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국내산 축산물에 대해 이렇다 할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판매율이 높지 않은 한우 관련 대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근 가격 폭등으로 한돈협회를 중심으로 온라인 몰에 가격지원이 이어지면서 관련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한 온라인몰의 바이어는 “국내산 시장이 좋지 않아서 한우는 전략을 따로 세우기가 쉽지 않다”며 “한돈은 지난해 연말부터 한돈협회를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에 지원을 하고 있어 관련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 아이디어 입힌 특화제품 ‘봇물’
각 채널별로 특화된 코너를 운영하는 온라인 몰도 눈에 띈다.

옥션은 산지직송·생산자직송의 ‘파머스토리’ 코너를 통해 축협·냉장·1+등급 이상의 한우 상품을 관리하고 있다. 파머스토리 대표 상품들을 선정해 자체 제작한 설 선물세트들은 올해 설 시장에서도 인기를 입증했다. 구례 생산자의 오리훈제 세트, 조합원으로 구성돼 길러지는 대구축협의 한우세트 등 스토리가 있는 제품들이 주를 이른다.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춰 온라인쇼핑에서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드라이 에이징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일정 온도, 습도, 통풍이 유지되는 곳에서 고기를 공기 중에 2~4주간 노출시켜 숙성시키는 건식 숙성 방법인 드라이 에이징 제품은 옥션을 비롯해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올해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최근 에어프라이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생닭수요가 늘어나자 이에 맞춰 생닭을 염지시킨 제품도 계획하는 등 아이디어 제품들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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