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김동호 기자] 

국내 미역가공업체인 기장물산은 해조류 MSC(해양관리협의회) 인증을 통해 안정적인 수출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기장물산과 해조류유통업체인 한국시즈, 네덜란드 해조류 전문기업인 씨플래버는 현지시간 지난 8일 벨기에 브뤼셀 수산물엑스포 현장에서 한국산 해조류의 수출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에 체결한 MOU는 200만 유로(한화 약 27억원) 수준 규모로 씨플래버는 기장물산이 해조류 MSC인증을 취득할 경우 수입물량을 더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물산이 수출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해조류에 대한 유럽인들의 인식이 개선된데다 기장물산이 세계최초로 미역에 대한 MSC인증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해조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소비가 증가세에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널리 통용되는 지속가능어업 인증인 MSC인증을 취득한 해조류가 많지 않아 오히려 바이어들이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기장물산이 MSC인증을 추진, 수출길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서종석 MSC한국사무소 대표는 “기장물산은 2년여간의 노력 끝에 MSC인증 심사가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기장물산의 사례는 MSC와 같은 지속가능어업인증을 통해 어업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김민수 기장물산 대표

“MSC인증 취득을 위해 2년 여간 노력해온 것이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이번 MSC인증 취득을 시작으로 유럽시장에 다양한 국내산 해조류를 수출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자 합니다.”

김민수 기장물산 대표는 해조류 MSC인증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운을 뗐다. 김 대표로부터 MSC인증 추진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MSC인증 추진 배경은

“기장산 미역은 전남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지역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장군 일대 수역은 유속이 빠르고 물이 차기 때문에 미역의 성장이 빠르지 않다. 또한 미역의 잎이 좁고 단단하며 식감이 쫄깃한 특징이 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전남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에 밀려 생산이 계속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영남 씨그랜트 사업의 일환으로 해조류 MSC인증을 추진하게 됐다. 물론 지난 2년여간의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 인증에 필요한 서류나 관련 자료 등을 모두 취합해야 하고 심사원들의 요구에도 충분히 대응해야 한다. 환경적인 요소와 사회적인 영향을 모두 심사하다보니 이 역시 쉽지 않았다. 어려운 과정을 함께 해준 어업인들에게 감사드린다.”

 

# 향후 계획은

“아직은 MSC인증을 취득한 것이 아니다. 최종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인증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SC인증을 획득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수출시장 개척에 나서고자 한다.

이와 함께 유럽유기농인증과 BRC(영국도소매협회)인증 등 유럽시장 공략에 필요한 다른 인증을 취득하는 것도 검토해보고자 한다. 유통업체의 모든 요구에 따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맞춰보고자 한다.

기장물산이 유럽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길을 열긴 했지만 우리가 수출시장에 독점적인 지위를 얻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른 해조류 기업들과 어업인들도 조속히 MSC인증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충분한 공급량을 바탕으로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워나가야 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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