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멧돼지 부실 관리 막아라

[농수축산신문=홍정민·송형근 기자]

연이은 ASF 발생… 방역 초비상

생축운송차량 적재공간에
구멍 뚫어 분뇨 누출

바이러스 전파 차단 위한
구멍 폐쇄·차량 구조변경 서둘러야

 

경기 연천 비무장지대(DMZ) 내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지난 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야생멧돼지간 접촉에 의한 전파가 위험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ASF 바이러스가 1차 방역대인 경기 북부권을 넘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범부처 차원의 생축운송차량 관리와 함께 방역인력과 전문기관을 활용한 소독방식과 절차의 개선 등 단기 처방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DMZ 야생멧돼지 폐사체 ASF바이러스 검출

지난 2일 DMZ 우리측 남방한계선 전방 약 1.4km 지점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방역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3일 환경부는 DMZ ASF 바이러스 검출결과를 농림축산식품부, 지자체 등 방역당국에 즉시 통보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접경지역 방역에 더욱 철저를 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하천수 바이러스 조사, 보트를 이용한 부유 폐사체와 하천변 정밀조사, 발견지역 인근에 멧돼지 포획틀 설치 등 예찰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국방부도 비무장지대에서의 ASF 바이러스 검출을 계기로 철책 경계를 더욱 강화하고, DMZ 내 방역 활동 강화와 작전 수행 후 소독에 철저를 기함으로써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차단할 계획이다.

 

야생멧돼지 부실 관리 막아야

하지만 ASF 전파 매개체로 의심되는 야생멧돼지에 대한 부실 관리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 비례)은 지난 4일 국립환경과학원의 야생멧돼지 관리 허점을 지적하면서 조속한 인력·예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우리나라 내 야생 멧돼지 개체수를 35만여마리로 추정하고 있고, 경기·강원 등 북한 접경지역에만 10만마리 가량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국 야생 멧돼지 서식밀도는 100ha당 2012년 3.8마리에서 2015년 5마리, 지난해 5.2마리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야생멧돼지와 야생철새 질병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은 정규직 7명과 비정규직 9명의 연구관과 연구사 중 수의직은 파견과 휴직 등으로 단 1명에 불과해 부족한 검사 인력부터 늘려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이와 더불어 농식품부와 환경부의 각기 다른 야생멧돼지 ASF 검사 기준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현재 야생 멧돼지 방역업무를 전담하는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8월부터 야생 멧돼지를 상대로 항원검사를 통해 ASF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반면 2010년부터 야생멧돼지 ASF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항원과 함께 항체 검사까지 거치고 있다.

김준영 김준영동물병원 수의사는 “접경지역에서 야생 멧돼지 바이러스가 발견됐기 때문에 이제는 환경부에서 적극적으로 북한 접경지역 반경 10km 이내에 포획틀 설치를 확대하고 농가에는 야생동물 기피제 보급을 늘려 농장 근처 멧돼지 출현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식품부·환경부·통일부·국방부 등을 한데 모아 국무총리실 산하 TF(태스크포스) 조직을 만들어서라도 ASF 확산에 대응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생축운송차량 관리·소독 절차 개선해야

▲ 구멍을 뚫어 사용 중인 생축운송차량의 모습.

이 같은 야생멧돼지 관리와 더불어 ASF 발생지역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긴급하게 소독 방식과 소독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차량 구조변경에 대한 관리와 단속 권한은 경찰청, 지자체,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공단에 확인한 결과 생축운송차량의 적재공간에 구멍을 뚫는 행위는 사실상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ASF 발생으로 방역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바닥에 구멍을 뚫어 분뇨를 누출하고 있는 생축운송차량에 대한 관리가 가장 시급하다. 일부에선 돼지의 생리적인 현상 등 현실적인 이유를 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ASF 바이러스 접촉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선 구멍을 일시적으로라도 폐쇄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추후 반드시 구조변경이 요구된다.

▲ 구멍을 뚫어 사용 중인 생축운송차량들이 다닌 도로에 분뇨가 누출된 모습

또한 ASF가 발생한 경기 북부권과 위험지역 내 도축장을 포함해 차량 유동이 많은 공공축산시설 방역기의 소독약 농도를 전문기관 등을 통해 긴급 점검해 부실 소독의 원인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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