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함량·무항생제·사육방식까지 소비자가 선택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일반소비자는 지방함량 노은
닭·소고기 선호하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비만·성인병 유바하는
고기지방에 대한 고민 깊어

 

전세계 식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미국은 경제의 중심지이자 최대 식품 수요처로 글로벌 식품회사들의 꿈의 무대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미국 식품시장의 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우리에겐 아직 먼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이야기, 미국의 식품시장 트렌드다.

<上> 인종의 용광로, 업태 따라 제품도 각각
<下> 세분화된 축산물, 선택의 폭 넓어

 

소고기, 지방비율 따라 선택 가능해

▲ 미국에서 가장 흔한 가정식인 미트로프에 이용되는 으깬 소고기는 지방의 함량에 따라 구분, 가격이 세분화돼 있다.

샌프란시스코 콩코드 지역에서 방문한 선벨리 쇼핑 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식료품 마켓으로 다양한 치즈와 정육제품들을 구비하고 있었다. 이 마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소고기의 경우 지방과 정육의 비율별로 판매 제품이 다양화돼 있다는 것이다. 다진 고기의 경우 지방 비율이 10%, 20%로 제품이 구분돼 있는 것은 물론 부위별로 지방함량이 4%, 7%인 제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가정식으로 햄버거나 으깬 고기를 활용한 미트볼, 미트로프 등을 많이 먹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같은 다짐육도 지방의 비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눈에 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20년째 거주하고 있는 교포 테디 강 씨는 “미국인들의 경우 가정식으로는 대부분 다짐육을 활용한 미트로프나 스테이크를 많이 먹기 때문에 소고기를 선호하다”며 “최근 미국에서도 비만이나 성인병을 유발시키는 미국식 식습관에 회의가 생기면서 지방함량에 따라 고기를 선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백화점 마트인 더 베란다의 식료품 코너는 불과 100m 떨어진 지역의 마트에 비교해 동일 제품을 1.5배에서 많게는 2배 이상 높여 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동물복지, 무항생제 모두 세분해서 판매

▲ 방사형 닭고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뿐만 아니라 무항생제, 유기농, 동물복지 등 사육형태에 따라 제품이 세분화돼 있다.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월마트에서는 닭고기 부위별 제품을 방사, 무항생제를 구분해 판매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닭고기에서도 곡물사료를 급여해 키운 닭고기(grain-fed)를 구분해 판매하고 있었다. 방사의 경우보다 오히려 곡물 급이, 즉 사료를 급여해 키운 한국식 사육 닭이 선호도가 더 높다는 것이 마트직원의 말이다.

월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페티 씨는 “곡물 급이 제품들이 더 빨리 소진된다”며 “동물복지나 방사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신념이나 생각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일반 소비자들은 곡물 급여로 지방 함량이 다소 높은 닭고기나 소고기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고기는 단순히 냉장 제품과 냉동 제품만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농약 등이 포함되지 않은 완전 자연식품, 일명 유기농(all natural), 인공기술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방사개념(nothing artficial) 등 사육방법까지 구분해 소고기를 판매하고 있었다. 

오크허스트의 랠리즈 마켓도 사정은 비슷했다. 벌크로 판매되는 제품은 없었으며 포장육으로 무항생제 제품과 방사를 강조하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끝>

 

[탐방] 에버그린 농장

자연순환농법 활용… 동물과 사람이 행복한 농장

▲ 제인 흄 씨

샌프란시스코 홀리스터에 위치한 에버그린 농장은 제인 흄 씨와 마이클 흄 씨가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12년 전에 문을 연 가족농장이다.

에버그린 농장은 미국식 사육이 아닌 방사와 자연순환농법을 활용한 패밀리 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제인 씨는 “실리콘 밸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남편과 나는 은퇴호 완전히 다른 삶을 원했고 농업으로 이득을 좇는 다른 농장과 달리 행복을 추구하고 자연생태계를 보존하는 방식의 농장을 선택했다”며 “오리, 돼지, 염소, 토끼 등 다양한 동물들을 키우며 농장에서 나오는 분뇨는 물론 유제품 가공 후 나오는 유청까지 다시 활용하는 완벽한 자연순환 농법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에버그린 농장 전경.

실제로 200여마리의 오리는 인공호수를 활용한 방사형태로 사육되고 있었고 돼지는 모돈이 자돈에게 젖을 먹이고 어미 돼지의 품에 새끼돼지가 함께 있을 수 있는 형태로 사육되고 있었다. 

마이클 씨는 “농장의 주수입원은 염소젓을 활용한 유가공제품 판매로 미국에서는 염소 젖이 인기가 높다”며 “오리알은 중국식당 등으로 직접 판매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농장을 찾아 자연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동물들을 보며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향후 귀농한 축산농가들의 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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