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이미지 벗고 원스톱 쇼핑 가능…거점 도매시장 '자리매김'

▲ 남촌도매시장이 지난 2일 개장한 가운데 쪽파 경매가 한창이다. 사진은 덕풍청과(주) 주거래 중도매인들이 채소 경매장에서 쪽파 품위를 살핀 후 응찰기를 누르고 있는 모습.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1994년 개장해 중서부 농산물 판매에 중심이었던 구월농축산물도매시장이 지난달 27일 문을 닫고 '이전 시설현대화사업'를 통해 남촌농산물도매시장으로 재탄생했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전국 32개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 중 최초로 이전 시설현대화가 진행된 시장으로 인천시 예산 3209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지난 2일 개장을 통해 소매 중심의 시장통 이미지를 벗고 중서부 거점 도매시장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남촌도매시장을 찾았다.

# 구월 대비 주차장 4배 넓고 원스톱 쇼핑 가능

지난 12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남촌도매시장은 과거 구월도매시장과 달리 주차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구월도매시장의 경우 식자재 납품업자들이 차를 댈 공간이 없어 불편을 토로했으며 중도매인 점포가 없다보니 길가에서 농산물이 판매돼 차량 이동이 쉽지 않았다. 식자재 납품업자들은 주차 공간을 찾다가 포기하고 주변 시장인 삼산농산물도매시장으로 떠났다.

과거 구월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식자재 업자는 “처음부터 도매시장이라는 이름과 맞지 않게 건설돼 도매업자들이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시설”이라며 “차를 댈 수 없는 공간이 없다는 것은 구매를 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새롭게 건설된 남촌도매시장은 지상과 지하에 구월도매시장(713대) 대비 4배 정도인 2824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지상 주차장만 해도 고객들이 여유롭게 차를 댈 수 있을 정도였으며 지하에는 주차된 차량이 거의 없었다.

남촌도매시장은 과일동, 채소1동, 채소2동, 식자재동이 건립돼 농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수산물을 포함한 식자재 구입이 가능했다.

구월도매시장에서는 중도매인들이 경매장과 매장 밖으로 이어지는 공간에서 영업을 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비좁은 통로를 다니며 농산물을 구매해야만 했다. 남촌도매시장은 각 구획별로 중도매인 점포가 나눠져 있어 원하는 농산물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코로나19 여파로 외부출입을 자제하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과일동과 채소동은 농산물을 구매하기 위한 납품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변에 상권이 발달하지 않아 접근성이 좋지 않고 개장식도 코로나19로 하지 못했지만 편리한 쇼핑을 위해 남촌도매시장을 찾는 구매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개장식을 못했음에도 관심을 갖고 시장을 찾는 납품업자들이 늘고 있다”며 “구월도매시장과 달리 최첨단 시설에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촌도매시장을 더 많이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 농산물 출하 물류효율성 높아

구월도매시장의 경우 경매장 내에서 중도매인들이 영업을 하고 주변 도로 환경도 좋지 않아 농산물 출하차량이 시장에 진입한 후 빠져나가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됐었다. 하지만 남촌도매시장은 구매자 동선과 출하차량의 동선이 나눠져 있어 이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출하차량은 과일동, 채소1동, 채소2동의 뒤쪽에서 경매장에 진입해 농산물을 하차한 후 빠져나가면 된다. 경매장 뒤편에도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차량 대기에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중도매인 점포로 옮기지 못한 매잔품이 일부 있었지만 구월도매시장 때를 생각하면 문제가 될 정도의 양은 아니었다.

또한 구월도매시장 때는 시장 환경상 소매가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시설현대화를 통해 거점 도매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에 경매 후 소비처로 바로 납품되는 농산물 양이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지하에 저온경매장과 전처리시설 등도 건립돼 납품업체의 요구에 맞춘 농산물 공급이 가능해보였다. 일부 시설에 대한 공사가 아직 진행 중지만 시장 종사자들과 논의를 통해 제 때 완공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남촌도매시장 관계자는 “출하자가 생산한 농산물을 더 좋은 가격이 판매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만큼 남촌도매시장을 더 많이 애용해 달라”며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을 견인하는 도매시장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개설자, 도매법인, 중도매인, 시장종사자들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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