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뱀장어 위판의무화, 효과는

가격안정화에 ‘효과’·신속한 대금결제 ‘만족’
실질적 경매 아닌 중개 수준
뱀장어 수요확대 제약요소 ‘우려’
김동호 기자l승인2020.05.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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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뱀장어 위판의무화 제도의 규제재검토 기한이 도래하고 있다.

이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는 지난 15일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뱀장어위판의무제도 유지 여부 결정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뱀장어 생산자와 유통인 등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공청회의 내용을 중심으로 뱀장어 위판의무화 효과와 향후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 위판의무화로 가격변동률 7.1% 포인트 감소

2018년 7월 뱀장어 위판의무화 제도가 도입되며 뱀장어 가격안정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뱀장어 위판의무화 제도의 도입으로 거래정보 부족 등 외부적인 요인이 제거, 가격변동률이 7.1% 포인트 감소했다. 또한 거래정보 부족 문제가 해소되면서 도매가격과 산지가격의 차이가 감소해 생산자 수취가격은 61억원이 보전됐다.

반면 규제 도입으로 인해 56억80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의무위판제 도입 이후 민물장어양식수협과 고창군수협, 영광수협에서 약 4690억 원의 뱀장어가 거래됐으며 이에 따른 수수료는 31억 원이었다. 여기에 위판장 개설과 운영비용 25억8000만 원이 투입됐다.

이남수 KMI 수산업관측센터장은 “가격변동률은 외부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제도의 도입에 따른 효과만을 분석한 것으로 7.1%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는 일반적으로 가격안정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이용가능한 데이터가 한계가 있는데다 제도 시행기간이 짧은 만큼 충분한 데이터 수집 후에 다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생산자 10명 중 6명, 위판의무화 ‘만족’

생산자 10명 중 6명은 위판의무화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MI 수산업관측센터가 뱀장어 생산자 360명, 유통인 56명, 관계기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생산자의 33.3%가 위판의무화에 매우만족한다고 답변했고 32.3%는 만족한다고 답변, 만족한다는 어업인은 65.6%였다. 반면 유통인은 만족한다는 답변이 32.6%에 그쳤다.

위판의무화제도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응답한 생산자의 70.1%가 효과가 있다고 답한 반면 유통인은 34.7%만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의무위판제도가 어가소득 증대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생산자의 65.6%가 도움이 된다고 답한 반면 유통인은 23.9%만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한 위판의무화의 시행효과를 묻는 질문에서는 생산자의 39.7%는 거래조건의 개선을 꼽았으며 23.6%는 거래정보부족 해소, 23.4%는 가격협상력 상승, 11.8%는 판매증대를 꼽았다. 반면 유통인 60.7%는 거래조건 개선을 꼽았으며 14.3%는 거래정보 증가, 10.7%는 신뢰도 증가를 꼽았다.

# 생산자 ‘만족’…개선과제는 ‘산적’

뱀장어 위판의무화 제도 도입에 생산자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지만 위판의무화 제도의 개선과제는 산적해 있다.

뱀장어 위판은 의무화됐지만 실질적인 경매가 아닌 거래를 중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경매과정에서 품질평가나 위생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뱀장어를 위판하는 수협은 3개소이고 3개 수협 모두 전남권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접근이 불리한 경우도 많다.

박준모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팀장은 “위판의무화 도입으로 생산자들은 신속한 대금결제에 만족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가격정보를 취득하는데 용이해졌다”며 “다만 현재까지 제도를 운영하며 나타난 문제점들은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위판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닌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무화는 매우 강력한 규제로 단순히 신속한 대금결제를 이유로 이같은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민물장어양식산업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수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생산자 대다수가 위판을 통한 거래에 만족한다면 의무화라는 강력한 규제가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소비가 확대되는 등 유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판의무화로 경직된 유통시스템이 유지되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을 막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뱀장어 위판의무화를 유지하는 것은 기존 어업인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뱀장어수요 확대에 제약요소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산업 전체의 성장을 위해서는 문호를 개방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새로운 사람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기자  kdh0529@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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