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먹거리 복지시대를 열자 ② 취약계층 먹거리 보장 '농식품바우처'

현물지원 형태 농식품바우처 기대감
영양·건강상태 개선 '효과적'
바우처 대상품목 한계
마트 접근성 등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바우처 취급 가맹 식료품점 확대
수혜자 특성 고려해 인터&
안희경 기자l승인2020.05.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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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4일 김현권, 김정호, 박완주, 서삼석, 오영훈, 위성곤, 윤준호 국회의원실에서 공동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공동주관한 국회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의 식생활보장을 위해 농식품바우처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농식품바우처 사업은 취약계층의 식생활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고 국내 농식품 산업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취약계층의 식품소비와 영양섭취개선에 국가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득의 불평등이 식생활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시대, 취약계층의 농식품 바우처를 도입하면 최고 2000억 원의 의료비 절감효과가 있다는 한 국회의원의 말을 굳이 되짚지 않아도 취약계층의 식생활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농식품바우처 사업은 최근 가장 각광받는 기본 복지사업이 되고 있다.

농업과 취약계층을 더불어 살리는 방법, ‘농식품 바우처’를 자세히 알아보자.

# 취약계층, 영양섭취 불균형 국가관심 필요해

연미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건강영양팀 박사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 4분의 1분위 취약계층의 식품불안정율은 약 10%에 달하고 영양부족자분율도 20%가 넘어 식생활 보장이 위험수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고혈압, 당뇨, 비만, 대사증후군 등 식생활 관련 질병의 유병율도 높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식생활과 영양 지원 프로그램의 보강과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취약계층의 식품소비 지출액은 전체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취약계층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식품소비 지출을 늘릴 여유가 없어 영양섭취 불균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과적으로 건강상태 악화나 식생활 관련질병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농경연은 국가 전체적으로 국가 의료비용 부담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국가 전체 차원에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16년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식생활 상황에 대해 ‘경제적으로 어려워 자주 먹을 것이 부족했다’, 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가끔 먹을 것이 부족했다’고 응답한 비중을 기준으로 한 취약계층의 식품 불안정 수준 분석에서 소득 수준이 중위소득 50% 미만인 그룹에서는 식품 불안정 단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현물로 지원해야 실제 섭취율 높아져

농경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식품지원 제도에 투입되는 예산 총액은 1조 9000억 원 규모이며 이 중 생계급여가 80.5%로 현금지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생계급여 형태로 지원되는 식품비 지원금은 상당 부분 식품비 이외로 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집단이 비수급집단에 비해 식품 지출액이 낮은 반면 교육비나, 피복비, 주거비 지출액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취약계층이 식생활 취약계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물지원 형태의 농식품바우처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현물지원은 취약계층이 실제로 섭취할 농식품 현물을 제공하기 때문에 식생활을 양적, 질적으로 향상시켜 영양과 건강상태 개선에 효과적이다.

최근 농식품바우처 지원의 기대효과를 보면 소비의 불평등 개선효과를 비롯해 취약계층 의료비용 절감, 식품소비 지출액 증가로 인한 소비개선 등 실질적인 효과는 물론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관심 증대와 농축산물 수요 확대효과 등 2차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SNAP, 지역생산 식품 공급 ‘파머스 마켓’ 활용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은 저소득 가구를 지원대상으로 순소득에서 기대 식품비 비율을 감안해 지원금액을 결정한다. 때문에 지역별, 가구별로 최대지원금액이 다르다. 지원기간도 가구별로 달라지며 최대 12개월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지원기간이 끝나면 해당 가구가 재신청해야 한다.

역시 바우처형태로 지급되는 SNAP는 채소, 과일, 육류, 유제품, 빵 등을 포함해 종자와 채소재배용 화분까지 구매 가능하다.

미국 정부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식품 공급 확대를 위해 파머스 마켓이나 직거래 농업인에게는 수수료가 없는 단말기를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파머스 마켓이나 농산물 직거래 시장에서 SNAP 사용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기본적으로 수혜자들이 식료품점에 가서 필요한 농식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지원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구매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 농식품바우처, 마트 접근성 등 현실적 문제 고려해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2월까지 수행한 농경연의 ‘농식품바우처 지원 실증연구’를 통해 특정 식품류만 구입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전자카드 형태의 지원방식을 춘천과 완주 약 1600여 가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실증·적용한 바 있다.

이 실증연구 참여가구의 바우처 활용률은 86.9%로 완주가 춘천에 비해 활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가구의 활용률이 젊은 가구에 비해 높게 나타났고, 1인 가구에서 활용률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1인 고령가구의 바우처 수요가 높아 진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농식품 바우처를 전액 사용하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면 마트까지의 접근성, 바우처 대상품목의 한계 등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따라서 농식품 바우처의 활용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바우처 사용처와 접근성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우처를 취급하는 가맹 식료품점을 확대하고 수혜자 특성을 고려해 인터넷 주문과 배달서비스 등 전달 방식도 다양화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 사공 많은 배, 컨트롤타워 단일화해야

현재 식품지원과 관련된 법률은 대부분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법률이 분산되면서 다원적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관련 제도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제도간 연계도 쉽지 않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식생활, 영양, 건강 개선을 목표로 하는 식품 지원 관련 유사 제도들을 기본법의 틀 안에서 담아내고 효과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 농식품 수급 계획과 푸드플랜과의 연계, 지속가능한 소비체계 구축, 농식품 유통망 기반 활용을 위해서는 농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를 담당하는 농식품부에서 주도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농경연이 2018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약계층의 63%가 농식품을 지원하는 신규 식생활 지원제도 운영의 적절한 부처로 농식품부를 꼽았다.

농식품바우처 사업을 이미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농무부가 주무부처로 취약계층의 영양증진과 식생활 개선을 위해 다수의 식품지원 관련 프로그램과 바우처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 농식품바우처, 전문 운영기관 있어야

농식품바우처 사업과 관련해 농식품부가 운영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과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농식품바우처 운영위원회’를 구성, 위원회가 추진방향이나 사업의 목표를 설정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중앙정부인 농식품부가 직접 농식품바우처 사업을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농식품바우처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을 전담기관으로 지정하고 바우처 발급과 운영 등 지원사업 전반의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운영기관은 사업의 운영은 물론 사후관리와 대국민 홍보까지 모두 전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제언이다.

또한 식생활교육이나 지역푸드플랜과도 연계하는 등 다른 정책과의 연계방안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이뤄져 현실적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안희경 기자  nirvan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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