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비료는 식량 증산에 많은 기여를 했다. 보릿고개를 넘기던 시절 사람들은 더 많은 쌀을 생산하길 원했고, 작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과 토양개량 효과를 나타내는 비료가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비료는 농산물을 키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지금의 비료와 비료업자들은 전 국민에게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비료 관련 사건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진 잠정마을 사건이 이슈화됐다.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에서 한 퇴비업자가 불법적으로 담배 찌꺼기인 연초박을 사용해 유기질비료를 제조, 그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십수년간 유출돼 인근 주민들이 병들고 죽어간 사건이다. 이와 함께 지난 4월에는 피마자박 비료에 들어 있는 독성물질 리신으로 인해 매해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유박비료의 생산과 유통을 금지해달란 국민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는 비료가 문제이기 때문이 아니라 비료의 원료를 잘못된 공정을 거쳐 사용하거나 허용된 기준치를 초과해서 사용하거나 관리를 잘못해서 발생한 문제다. 
 

환경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일부 유기질비료에 사용가능한 원료로 허용된 음식물폐기물 건조분말이 토양 환경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선 비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져가고 있다. 비료는 엄연히 무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 퇴비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문제점만 부각해 보도하는 언론 보도도 비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부추기는데 한 몫하고 있다. 
 

그러나 비료로 인한 다양한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주체는 역시 비료 제조업자다. 무엇보다 비료공정규격상에 명시된 사용가능한 원료만 기준치 내로 사용해야 한다. 비용을 아끼고 싶은 욕심에 공정을 생략하거나 사용가능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하면 그 피해는 사람과 환경뿐만 아니라 비료업자 본인에게 돌아가게 된다. 시대가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료를 원하고 있으며 더욱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비료와 비료업계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관계자들의 자구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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