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최기수 발행인] 

통계청이 지난 5월 22일 발표한 2019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우비육우와 육우, 산란계 순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산란계는 그동안 사육마릿수 증가로 계란가격이 폭락해 적자경영이 예측됐지만, 한우비육우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순수익은 총수입에서 사육비를 제외한 금액이다. 사육비에는 자가노동비, 자본용역비, 토지용역비도 포함된다. 지난해 이들 축종의 마리당 평균 순수익은 한우비육우 -7만6000원, 육우 -60만2000원, 산란계 -1823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한우비육우와 육우는 수익성이 전년보다 더욱 악화됐다. 비육돈은 마리당 6000원의 순수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4만8000원보다 86.9%나 감소했다. 비육돈은 탕박 기준 kg당 경락가격이 2018년 4362원에서 2019년 3140원으로 떨어진데 기인하지만, 한우비육우는 의아했다. 그 의문은 송아지가격에서 풀어졌다. 지난해 한우거세우 경락가격은 kg당 1만9136원으로 전년보다 1.7%가 상승했지만, 송아지가격이 2018년 마리당 313만원에서 2019년 321만2000원으로 2.6% 오른 결과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는 통계청의 분석이다. 많은 한우비육우농가들이 송아지를 외부 구입에 의존한 결과였다.

더더욱 놀라운 점은 최근 7년간 한우비육우는 1915년~1917년 사이 3년만 흑자를 냈을 뿐 나머지 4년은 적자를 기록했고, 육우는 7년 동안 내리 적자를 보였다. 이 같은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는 축산농가가 축산경영을 지속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통계를 더 들여다보니 총수입에서 일반비를 제외한 소득은 산란계를 제외하고는 모든 축종에서 이익을 내고 있어 다소나마 의문이 풀렸다. 그리고 규모별 수익성을 살펴보고 의문은 해소됐다. 소규모 축산농가는 순수익 면에서 적자를 기록했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적자폭이 줄어들고 흑자로 전환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우비육우를 대상으로 규모별 수익성을 들여다봤다. 100마리 미만을 사육하는 한우비육우농가는 순수익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1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농가는 마리당 평균 63만5000원의 순수익을 남겼다. 반대로 20마리 미만 한우비육우 농가들은 마리당 –157만6000원의 손실을 봤다. 규모화의 이점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실감을 하는 순간이었다.

1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한우비육우 농가들은 어느 부문에서 강점을 보여 순이익 면에서 흑자를 냈을까? 자가노동비가 핵심이었다. 이들 농가의 마리당 자가노동비는 32만9000원인 반면 20마리 미만은 212만1000원이나 됐으며, 20~49마리 131만6000원, 50~99마리의 경우는 78만6000원을 기록했다. 사육비 부문의 사료비는 규모에 따른 차이가 별로 없었다. 마리당 사료비는 20~49마리가 302만1000원으로 가장 낮았고, 50~99마리가 322만2000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축비(송아지구입비)는 오히려 규모가 작은 농가에서 더 낮았다. 반면 자동차비와 농구비, 영농시설비는 사육규모가 클수록 적게 들어갔다. 마리당 일반비도 20마리 미만이 775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100마리 이상 농가의 759만 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이외에 자본용역비와 토지용역비의 경우 규모가 클수록 낮았지만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밖에 색다른 점 하나는 한우비육우 판매수입도 규모가 큰 농가일수록 높았다. 100마리 이상 농가의 마리당 판매액은 872만9000원인 반면 20마리 미만은 840만6000원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규모화를 통해 단위당 자가노동비를 낮추고, 소를 잘 키워 높은 값을 받는 길만이 흑자경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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