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산업 선순환 위해 조곡 중개거래 규모 키울 계획
양곡 가치 제고·거점RPC 내실화도 주력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수확기 쌀값은 쌀 재배 농업인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다. 쌀값은 한 해 동안 쏟아낸 노력과 결실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수확기가 다가올수록 농협양곡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다. 그만큼 농업인들이 기대하는 농협양곡의 역할이 크다는 의미다.

이에 강석현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만나 농협양곡의 역할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산 양곡 가치 제고'·'농가소득 제고' 주력 

“농협양곡은 추곡 수매에서부터 양곡의 유통·판매까지 거의 전 단계에 걸쳐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농업인들이 피땀 흘려 키워낸 곡식이 제값에 팔리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이죠.”

농협양곡은 양곡 판매사업, 통합구매, 양곡 중개사업, 거점RPC(미곡종합처리장)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 대표는 이 같은 사업이 모두 ‘국내산 양곡의 가치 제고’와 ‘농가 소득 제고’를 위한 것이라 부연했다.

특히 추곡 수매는 농협양곡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지역농협 RPC와 농업인들이 적정선에서 벼 수매가격을 정할 수 있도록 일종의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5개의 거점RPC는 추곡 수매와 판매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한다. 농협양곡은 지역농협RPC의 비용 절감·매출 증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6년 익산통합RPC를 시작으로, 진천, 무안, 안동, 부여에 통합RPC를 구축했다.

강 대표는 “농협양곡의 거점RPC 구축 이후엔 해당 지역의 농협과 농업인들의 갈등도 적어지고 비교적 높은 수매가 책정으로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지역농협RPC의 운영경비 절감, 매출 증대, 효율성·생산성 증대 효과도 나타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익산통합RPC는 매출액이 인수·합병 직전년도인 2015년 143억 원에서 지난해 198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진천통합RPC도 인수·합병 직전인 2016년 190억 원에서 지난해 243억 원으로 매출액이 늘었다. 무안, 안동 통합RPC도 마찬가지다.

강 대표는 “올해는 인수·합병한 RPC의 내실화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곡 중개·잡곡 거래 활성화 목표

농협양곡은 지역농협RPC와 민간RPC의 조곡 중개거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일부 RPC에 재고가 적체되지 않고 물량이 필요한 RPC로 순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RPC뿐만 아니라 즉석밥 등 간편식을 제조하는 대기업에서도 물량 공급을 의뢰하고 있다. 지역농협들과의 개별 거래에서 조곡중개센터를 통한 대량 거래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강 대표는 “대기업 등 외부 업체들과 거래 물량만 연간 1000억 원에 달한다”며 “농협양곡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수수료 정도만 남겨 큰 이득은 없지만 전체 쌀 산업의 선순환을 위해 조곡 중개거래의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한 잡곡 거래 활성화 계획도 밝혔다. 소규모 재배 농가의 잡곡을 농협양곡이 전량 매입, 포장·상품화 해 인근의 유통센터를 통해 판매하는 등 소규모 농가의 판로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일단 지역농협이 잡곡을 수매하면 농협양곡이 전량 매입·판매하는 것인데, 이 경우 잡곡 거래 규모화가 가능해져 가격 교섭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색미 육성·품질 개선 노력해야

강 대표는 앞으로 국내산 양곡이 소비자에게 더욱 사랑받기 위해선 특색미 육성과 품질 개선 등의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양곡은 현재 영양과 기능성을 강조한 고품질 쌀 재배·판매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농가가 고품질 특수미를 심으면 전량 수매하고 판매까지 책임을 지는 식이다.

강 대표는 “쌀도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가 특색미를 선택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양곡은 지난해 큰 폭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지역농협RPC가 거점RPC로 인수·합병 되면서 외부회계감사를 받게 됐다”며 “그동안의 기계자산에 대한 장부가치에 비해 사용가치가 떨어진다고 봐 이에 대한 부분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올해 적자 규모를 최소화하거나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농협양곡에 대한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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