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현대화 성공, 개설자 시장종사자 간 '소통' 필수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전국적으로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개장한 지 20년이 넘는 도매시장이 아직 많기 때문에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한 시장 활성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시설현대화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기 위해서는 개설자와 시장 종사자들 간의 소통이 필수입니다.”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장이자 ㈜경기청과 회장인 박상호 회장은 공영도매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한 시장활성화와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 협력마케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난 7일 수원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2단계를 마치고 새롭게 건설된 과일동에서 그를 만나 도매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한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 전국적으로 추진중인 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과 관련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설현대화사업 지원을 하고 있다. 이미 시설현대화사업이 완료됐거나 현재 진행 중인 공영도매시장에서 제대로 사업이 추진되기 위한 과제로 소통과 의견수렴을 얘기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시설현대화사업을 진행하기 전 세분화된 분과에서 100여 차례에 이르는 회의를 진행하고 여기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해 도매시장을 건설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이 확정되면 개설자가 건설업자와 계약 후 건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부분 턴키방식(시공업자가 건설공사에 대한 재원조달, 설계와 시공 등의 서비스를 발주자를 위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다보니 미흡한 부분이 나오고 있다.

또한 개설자와 시장 종사자 간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으며 의견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많다. 이 때문에 시설현대화사업이 완료된 후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이후 추가적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나타나는 것이다.

낙후된 시설을 기존 부지에서 현대화하거나 이전 시설현대화사업을 할 경우 각 분야별 전문가, 시장종사자, 개설자가 참석하는 회의가 적어도 수십 차례 이상 이뤄지고 의견들이 제대로 반영돼야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매시장 활성화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한 공영도매시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공영도매시장의 가장 큰 강점은 출하자의 거래 횟수를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농산물에 대한 구색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예농산물의 절반 이상이 아직도 도매시장을 통해 유통되는 이유도 이 같은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로이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믿고 출하를 하는 것이다. 아직도 외부 유통경로에서는 생산자,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고 유통경로도 다양해지면서 도매시장의 침체를 예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매시장의 유통량과 다른 유통경로의 유통량을 분석해 실제 도매시장 반입량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통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도매시장에서도 이에 대응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경매와 더불어 정가·수의매매를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산지와 소비지, 도매시장이 함께 가야 할 과제이다. 어느 한 위치에서만 노력한다고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도매시장이 오프라인 성격의 현물거래를 강점으로 성장했지만 앞으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온라인 거래에 대한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공영도매시장의 설계부터 제도에 이르기까지 온·오프라인 거래를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온라인 거래 활성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일부 시장에서는 이미 온라인 거래가 진행되고 있지만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을 통한 온라인 거래가 전체 반입 농산물 대비 2%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뿐만 아니라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 협력마케팅도 중요하다. 협력마케팅을 통해 농산물의 판로를 확대하고 생산자의 수취가격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농산물을 다양한 경로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도매시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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