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불신 개선 신호…국내 시장 위협도 증가 ‘대책’ 필요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글 싣는 순서
上. 수입 소고기 물량 감소에도 미산 소고기 수입량 늘었다
下. 신규시장 각축전, 수입에게 밀리면 안돼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개방 이후 수입량과 점유율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정식 육류소비가 늘어나면서 전체 소고기 수입량이 줄어든 가운데도 미산 소고기 수입량은 늘어나 국내 시장에서 4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미산 소고기 독주는 대항마인 호주산 소고기의 물량 감소에 따른 반사 이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미산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개선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내산 소고기 자급률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비무환, 미산 소고기 수입량 증가에 주목해야 할 때다.
#수입 소고기 감소에도 미산 소고기 수입량 늘어
미국육류수출협회(한국지사장 양지혜)는 최근 연간 통관 자료와 소비자 조사를 기반으로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 현황을 발표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소고기 수입량이 통관기준 44만3245톤으로 2019년 대비 소폭 감소한 가운데 미산 소고기 수입량은 3.2% 증가한 24만3197톤을 기록했다. 수입육 시장 내 미국산 소고기 점유율도 전년 대비 1.7% 증가한 54.9%로 호주산 소고기와의 격차가 16.6% 넘게 벌어졌다.
수입 소고기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미산 소고기 수입량이 늘어난 것을 수입 소고기 시장의 점유율 싸움이라고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산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지난해 하반기 한국갤럽과 실시한 '소고기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미산 소고기가 안전하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7.5% 상승한 62.9%로 안전성이 60% 선을 넘는 것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이래 처음이다. 섭취 의향과 신뢰도도 각각 4%, 6.7% 향상된 61.1%, 64.5%를 기록했다.
#호주산 소고기 생산량 ↓, 반격 시작될 수 있어
미산 소고기 수입량이 늘어난 것에 대해 호주 내부 사정에 의한 반사 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호주에서 몇 년째 이어지는 가뭄과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호주의 소고기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호주가 대중국 수출을 늘리면서 한국 시장에 다소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그 틈을 타고 들어온 미산 소고기의 수입량이 늘어난 것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뷔페 등 외식 수요가 대부분인 호주산 소고기는 코로나 정국에서 뷔페 등 외식 수요가 줄면서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육류 수입관련 한 전문가는 “호주산에 비해 가정 수요와 구이용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미산 소고기가 코로나 정국에서는 강세였을 수 있다”며 “그러나 호주 내부 사정이 개선되고 코로나 정국이 끝나 외식수요가 늘어나면 호주산 소고기의 반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산 소고기의 국내 점유율 증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국내산 소고기 시장 잠식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축산물 유통의 한 관계자는 “모든 상황이 정상화가 되면 미산 소고기의 점유율은 그대로고 호주산 소고기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결국 수입육이 국내 소고기 시장을 잠식, 자급률이 줄어들 수도 있다”며 “최근 코로나19로 국내산 축산물 소비량이 늘어난 때인 만큼 이를 발판 삼아 국내산 소고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