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목장은 분뇨 관리가 관건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사랑받는 목장 위해 노력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축산 냄새와 가축 분뇨로 인한 민원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정부와 축산 생산자단체 등은 축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깨끗한 축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은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실시하고 있는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으로 16회차였던 지난해에는 총 14개의 목장이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목장으로 선정됐다.
특히 깨끗한 목장으로 선정된 14개의 목장 중 최우수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한 경기도 이천 소재 소고목장(쿼터 1710ℓ,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축사는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목장 주변에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식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주목받고 있다.
소고목장을 방문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본에 충실한 목장 운영 중요…유질 향상 위해 다양한 노력 기울여
100여 마리의 젖소를 사육 중인 소고목장은 지난해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것 외에도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경기도 가축행복농장 인증, 농림축산식품부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 등 여러 가지 인증을 받은 우수 목장이다.
목장주인 김용기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젖소 사양 관리, 축사 환경 관리 등 목장을 운영함에 있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용기 대표는 “약 30년간 목장을 운영하면서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기 보다 스스로 기본에 충실하고 깨끗하게 목장을 운영하자는 것과 갓 착유한 원유를 바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고품질의 원유를 생산하자는 것이었다”며 “소고목장에서는 착유우들의 유두를 청결하게 관리하기 위해 축사 바닥을 매일 두 번씩 로터리 치고 있으며 착유실 천장에는 냉온풍기를 설치해 계절에 따른 착유우들의 스트레스를 저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깨끗한 목장은 분뇨 관리가 좌우…주민들에게 인정받은 풍경도 눈길
김 대표는 소고목장이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목장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비결을 분뇨 관리에 만전을 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두 번씩 축사 바닥을 로터리 쳐 관리해 주는 것과 더불어 배합사료에 생균제를 첨가해 젖소에게 급이하는 것, 목장에 있는 세 개의 퇴비사에 주 1회씩 탈취미생물제를 살포하고 있는 것이 냄새를 저감하는데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며 “특히 세 개의 퇴비사 중 축사 근처에 마련돼 있는 두 개의 퇴비사에서 일주일 정도 부숙을 한 후 140여 평 규모의 통합 퇴비사로 옮겨 굴삭기로 기존의 퇴비와 새로운 퇴비를 교반하는 작업을 해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부숙이 잘 된 퇴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목장은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가족들과 힘을 합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 대표와 가족들은 목장 내·외부에 꽃과 나무를 식재한 것은 물론 목장 내 주요 건축물에 다양한 벽화를 그려 놓았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소고목장을 산책을 위해 들르는 필수 코스로 지정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의 아내 안순미 씨는 “근처에 몇 년 전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 대상을 수상한 목장이 있어 그곳에 방문해 목장 내·외부를 가꿔 놓은 것을 벤치마킹해 왔다”며 “마을 주민들이 목장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는 만큼 앞으로도 목장 가꾸기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족 모두가 낙농 산업에 종사하는 것 큰 힘…후계자 주도로 목장 운영 가능해져야
1993년 초임 만삭우 3마리를 구입한 후, 1000평 규모의 부지에 축사를 짓고 낙농업을 시작한 김 대표는 소고목장이 30년 만에 지역 사회는 물론 전국에서 알아주는 목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가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목장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의의 사고로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평범한 가정주부로 낙농에 대해선 문외한이었던 아내가 만사를 제쳐두고 목장일에 뛰어들어줬다”며 “아내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소고목장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현재는 축산학을 전공한 아들이 후계자의 길을 걷기로 하고 목장일을 본격적으로 돕고 있는 중이고 두 딸은 소고목장 원유로 유제품을 만들어 국산 우유 홍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이처럼 온 가족이 낙농 산업에 종사하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대표는 아들과 같은 후계 축산인들이 보다 주도적이고 안정적으로 축산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말로만 후계 축산인을 장려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본인들만의 방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할 수 있도록 축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정책적인 지원을 늘려줄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