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출하처 확보·수취가 제고…농가 호평 줄이어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이하 안성물류센터)가 급속한 유통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농산물 핵심기지’로 발돋움 하기 위해 최근 화려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처리 라인과 저온창고 확충 등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농산물 원물 구매, 풀셋 판매 등 다양한 사업방식의 적용·확대로 농가 소득 증대와 소비지 대응력 강화 등의 성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집중 추진하고 있는 대파 원물 구매 사업을 중심으로 안성물류센터의 변화를 짚어보고 농협 농산물 유통의 미래를 엿본다.

 

# 대파 원물 구매, 일석이조 효과 기대

안성물류센터는 지난 3월 대대적인 시설 개선 작업을 추진했다. 특히 초등돌봄교실 과일 간식과 군급식 컵과일 수요 확대 등에 따라 전처리 라인을 증설,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유통시장의 수요 변화에 발 맞춰 나갈 채비를 마쳤다.

이의 연장선에서 대파 가공 시설을 완비하고 원물 구매사업도 추진 중이다. 말 그대로 산지와 계약재배 등을 통해 흙과 이물질 등이 제거되지 않은 원물 대파를 그대로 들여오는 것인데, 산지에선 작업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고 농협은 수급 불안정성 해소, 가격 경쟁력 확보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 2월 약 20톤 거래물량에 대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지난달부터는 전남 신안·진도, 전북 부안, 강원 평창 등 대파 주요 산지 4곳을 대상으로 본 사업에 돌입했다. 계약재배는 올 여름 강원 평창 대파를 시작으로 수급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름·겨울 대파에 대해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 농가 수취가 제고 효과 ‘톡톡’...산지 반응 ‘긍정적’

대파 원물 구매사업은 특히 산지에서의 반응이 꽤나 좋다. 농가들이 안정적인 출하처 확보와 수취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 대파 주력 산지로 꼽히는 전남 신안군의 임자농협은 시범사업 등을 통해 이 같은 긍정적 효과를 체감한 이후 원물 구매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경훈 임자농협 유통판매과장은 “안성물류센터로 원물을 출하하며 농가 수취가가 평년 도매시장 출하 대비 대파 1단당 1200원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대파 가격이 좋았던 것을 감안해도 농가 수취가 향상 효과가 굉장히 큰 셈이다”고 말했다.

가격에 상관없이 꾸준히 안정적으로 출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적인 농가 이득이 더 크다는 것이다.

전남 신안군 임자농협 소속 농가에서 파를 수확하는 모습
전남 신안군 임자농협 소속 농가에서 파를 수확하는 모습

이어 정 과장은 “가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인건비 때문에라도 유통업자들에게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헐값에 포전거래 하거나 산지폐기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안성으로 원물 대파를 그대로 보내면서 산지의 작업 부담도 크게 줄고 농가는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돼 여러모로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오성 농협 농산물도매분사 과장은 "농가가 집결하는 조합의 규모가 작을수록, 물량이 적을수록 시장의 유통상인 등에 끌려다니기 쉽다"며 “농가가 농산물을 제값 받고 출하할 수 있도록 원물 구매사업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안성물류센터에선 이틀에 대파 약 7톤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거래가 안정화되면 취급 물량을 2배로 늘려 하루 7톤까지 작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다양한 상품화...부가가치 ‘UP’

대파 원물 구매사업을 비롯해 안성물류센터에서의 가공·전처리 확대는 다양한 상품화의 길을 열어 농산물 부가가치 제고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존에 비용과 인력 등의 문제로 산지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대응하기 어려웠던 소비지 판매장의 요구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상품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 농협은 안성물류센터를 통해 흙대파 뿐만 아니라 전처리 시설에서 탈피, 세척 등의 공정을 통해 '농협 뜨라네 990원 균일가상품' 등을 비롯한 다채로운 상품을 판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산지에선 고가의 시설 설치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농산물의 경우 지역마다 수확시기가 상이해 산지가 이동하는데, 산지에선 한 철 작업을 위해 과감한 설비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안성물류센터에 원물을 공급하게 되면서 이 같은 부담은 덜고 더 위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박 과장은 “산지에서 수행하기 어렵거나 까다로운 위생 공정이나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작업 등을 중심으로 안성물류센터의 역할을 넓혀 나가려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2013년 개장한 안성물류센터는 농산물 물류 효율화 제고를 위해 지난 3월 내부 시설 개선 작업 등을 완료했다. 
2013년 개장한 안성물류센터는 농산물 물류 효율화 제고를 위해 지난 3월 내부 시설 개선 작업 등을 완료,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 ‘종합농식품센터’로 기능 확대 목표

안성물류센터는 대파 원물 구매사업 외에도 수요가 늘고 있는 전처리 등에 대한 경쟁력 강화로 가동률을 높이고 매출액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식재료업체와 공공급식에 대한 원물 공급을 확대하고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에 따른 전처리 상품 개발도 강화한다. 

지난해 기준 센터 가동률은 소포장의 경우 21%, 전처리는 49%, 소분 작업은 93%였고, 매출액은 111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소포장, 전처리, 소분장의 가동률 85~100%, 매출액은 1227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에는 가동률 100%, 매출액 132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진석 안성물류센터장은 “지속적인 투자와 상품 개발, 판로 확대 등으로 원물 중심 물류센터에서 ‘종합농식품센터’로 기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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