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듣고 자란 닭이 낳은 '건강한 계란'으로 안전먹거리 책임

[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김선도 대붕농장 대표는 선진국을 선도할 수 있는 한국형 동물복지를 구상하고 있다. 
김선도 대붕농장 대표는 선진국을 선도할 수 있는 한국형 동물복지를 구상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농장. 음악을 들으며 먼지 없는 시원한 계사에서 알을 낳는 닭이라면 어떨까.

김선도 대붕농장 대표는 계사내부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쿨링패드를 설치했다. 에어콘프레셔를 이용해 계사 곳곳의 먼지를 털어주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이러한 쾌적한 환경으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건강한 계란을 생산, 그린라이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프리미엄 계란 생산뿐만 아니라 군계란, 반숙란 등 가공 공장 설립까지 계획하며 종합식품회사로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는 김선도 대붕농장 대표를 만나러 포천에 가보자.  

 

# 아버지 노하우와 아들의 전문 지식 접목해 농장 ‘성장’

포천시 군내면에서 산란계 15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김 대표는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7년째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패션디자인과를 전공하다가 입대했습니다. 군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어릴 때부터 놀이터처럼 자라온 양계장이 생각났습니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서린 양계장에 미래를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장에 들어가 초창기에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농장 일을 했다. 부모 세대와 달리 농장을 더 크게 키워보고 싶었던 김 대표는 27세 때 국립한국농수산대학 중소가축학과에서 양계를 전공하게 됐다. 그는 대학에서 3년 동안 이론과 실습, 농장 경영까지 전반에 대한 수학에 몰입했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다시 입학해서 양계 지식을 쌓았습니다. 졸업 후 병아리를 혼자서도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에 아버지 도움 없이 혼자 5만5000마리의 병아리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병아리장을 지어준 업체의 부실과 현장 경험이 부족한 저의 잘못까지 더해서 1만 마리 정도가 폐사했습니다.”
 

실패를 경험한 김 대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아버지 밑에서 하나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노하우와 대학에서 배운 전문 지식까지 더해지니 현재는 다른 농장에서도 병아리를 키워달라는 위탁 사육이 줄을 설 정도다.
 

“처음에는 아버지와 의견 충돌도 많았지만 아버지에게 의견을 제시할 때 수치화된 데이터를 서류로 작성해서 이익, 매출, 부가 수익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니 아버지께서 저를 신뢰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누구보다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십니다.” 

 

# 성공 농장에서 확신 얻어 

김 대표는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농업이 힘들 것이란 생각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제 업에 확신을 가지려고 지인과 함께 트랙터를 후원받아 한 달 동안 1500km를 달리면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성공한 농장을 방문해 성공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20곳의 선진농장을 방문해 어려움을 듣고 어떻게 성공하게 됐는지를 들으면서 한국농업의 미래에 확신을 얻게 됐습니다.”
 

이후 김 대표는 아버지의 노하우에 전문지식을 결합해 졸업 후 본격적인 농장운영에 들어갔다.  안전하고 건강한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 닭에게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쿨링패드를 설치하면서 질병이 감소하고 생산량이 2%나 증가하게 됐다. 이는 곧 매출로 이어져 아버지 때 3억에서 4억 원 하던 매출이 지금은 20억~25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등 현재는 산란계 15만 마리를 사육하는 농장으로 성장했다. 

“부모 세대가 생산량 증대에 몰입했다면 우리 영농 2세들은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해답이 환경과 안전한 먹거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을 위해 농장에서 악취, 먼지 등을 해결하고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는 것이 청년 농업인들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포천시 4-H 연합회장에 이어 경기도 4-H 연합회장으로 활동하며 청년 농업인들과 함께 농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친환경 계사 안에서 관리되고 있는 병아리 모습. 김 대표의 관리 노하우로 다른 농장에서 병아리를 키워달라는 위탁 사육이 줄을 설 정도다. 
친환경 계사 안에서 관리되고 있는 병아리 모습. 김 대표의 관리 노하우로 다른 농장에서 병아리를 키워달라는 위탁 사육이 줄을 설 정도다. 

 

# 한국형 동물복지 개발해야

김 대표는 한국에 맞는 동물복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지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형을 고려해 야생동물,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한국형 동물복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붕농장은 계사에 클래식 음악을 틀고 쿨링패드로 시원한 여름을 보내게 하는 등 스트레스 감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향상돼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닭을 키우고 있고 혈란도 많이 줄었습니다. 또한 선별포장업인증을 받아 생산부터 유통까지 책임지다보니 더욱 신선하고 안전한 계란을 저렴하게 납품하고 있습니다.”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자들에게 신뢰도가 상당히 높아 하나로마트, 대학교급식, 식당 등에 납품하고 있다. 계란 생산에서 멈추지 않고 동생과 함께 유통을 하고 있는 김 대표는 4만9500㎡(1500평) 규모의 가공란 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 2022년 완공할 예정이며 군계란, 반숙란까지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특별인터뷰] 김승겸 포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교육팀 주무관

“코로나19 상황으로 활동이 제한되고 있지만 청년 농업인을 위한 소규모, 비대면 교육 등 많은 지원이 있는 만큼 포천시 청년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포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교육팀에서 청년 농업인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김승겸 주무관은 포천에서 나고 자란 포천 토박이이다. 포천이 고향인 만큼 지역 발전을 위해 청년 농업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이 제한돼 청년 농업인들에게도 피해가 있을까봐 안타까워했다. 
 

포천시기술센터에서는 청년 농업인들을 위해 도비사업으로 청년농업인의 초기 영농정착 지원을 통해 자리 기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청년농업인 4-H회원 신규 영농정착사업과 신기술·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청년농업인 리더를 양성하는 4-H회원 영농안정화사업이 있다.

더불어 포천시 4-H연합회 단체활동을 지원해주는 4-H과제교육이 있다. 시비사업으로는 품목별생산자조직체 전문농업경영인 육성기금으로 운영되면서 청년농업인4-H회 단체활동을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4-H활성화 사업과 청년농업인을 포함한 모든4-H회원의 공동 행사(경진대회)에 지원을 위한 4-H회 육성운영 지원사업이 있다.
 

“청년농업인 담당을 맡은지 오래되지 않아 청년 농업인 행사를 많이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최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랑의 헌혈행사 캠페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단순히 농업인단체에서 추진하는 행사라고 해서 농업에 관한 행사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행사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차기 4-H회 행사를 계획하고 추진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청년농업인사관학교는 군대를 전역하거나 제대를 앞둔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포천시의 영농정착을 돕기 위해 기초 농작물 재배 기술 교육과 소형농기계 자격증 취득 지원·농촌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농업·농촌의 자동화 현대화를 통한 일손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무인항공기 드론 자격증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포천시가 청년 농업인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업과 교육을 진행할 때 청년 농업인들이 보고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 본인의 농가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농가가 경쟁력을 창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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