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원유가 인상 VS 과도한 유통마진…대립 불가피

[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우유 가격 상승 요인을 두고 낙농업계와 정부의 입장이 달라 앞으로 열릴 2차 낙농산업 발전위원회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우유.
우유 가격 상승 요인을 두고 낙농업계와 정부의 입장이 달라 앞으로 열릴 2차 낙농산업 발전위원회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우유.

지속적인 우유 가격 상승 원인을 두고 정부는 지나친 원유가격 인상을 탓하고 있는 반면 낙농업계는 과도한 유통 마진을 꼽고 있어 앞으로 열릴 2차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에서도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낙농업계, 유통 마진 문제 지적

지난달 25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개최된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1차 회의에서 원유가격 제도 개편을 놓고 정부와 낙농업계가 맞서며 대립각을 세웠다.

정부가 수요 감소를 반영하지 못한 원유가격 결정 제도와 쿼터제 개편 등 중장기 발전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낙농업계는 우유 가격 상승 원인부터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낙농업계는 올해 인상분을 포함해 지난 8년간 우유 가격은 모두 합쳐 리터당 350원 인상이 예상되는데 이는 원유가격 상승분의 50배에 달하는 것이라며 우유 가격 상승 원인은 결국 과도한 유통 마진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낙농업계는 국내 유통마진은 2019년 기준으로 38%에 달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10~20%에 불과하다지난 20년간 원유가격은 72.2% 상승한 반면 우유 공장도가는 89.5%, 우유소매가격은 90.2% 올랐다고 주장했다.

 

# 농식품부, 제도개선 시급해

반면 농식품부는 지난 20년간 낙농산업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급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낙농가 수와 사육 마릿수는 감소한 반면 원유가격 인상과 젖소의 생산성 향상으로 음용유 과잉 상황에서도 농가의 소득은 증가했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국내 원유가격의 인상 폭이 지난 20년간 72.2%로 일본 33.8%, 유럽 19.6%, 미국 11.8% 등 주요 축산선진국에 비해 높다같은 기간 유제품 소비가 46.7% 증가하면서 수입량이 272.7% 증가했지만 국내 원유 생산은 오히려 10.7% 감소해 자급률이 29.2%p 감소했다면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낙농업계는 현장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정부가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낙농업계는 지난 20년간 우유생산비는 86.8%나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사료비는 98.8%, 고용노동비는 339%, 시설비·농구비는 94.2%나 올랐다원유가격을 잡기보다는 생산자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통해 국내 원유 자급률이 하락하고 있는 근본원인은 전국단위쿼터제 등 규제규범에 부합하는 낙농제도가 수립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저가의 유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업체는 FTA로 인해 값싼 수입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낙농육우협회는 2차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에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대책에 보다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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