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우유 가격 상승 요인을 연동제 탓으로 돌리는 정부에 대해 낙농업계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3일 논평을 통해 세계 8위인 한국 우유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유로 포장되고 비싼 이유가 원유가격 연동제라는 잘못된 정보가 판을 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년간(2001~2020) 원유가격은 리터당 454원 상승한 반면 우유 가격은 1228원 상승했다. 이는 우유 가격의 상당 부분을 유통 마진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통마진(2019년 기준)38.0% 수준인 반면 미국·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10~20% 수준이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비해 원유가격이 높은 반면 우유 가격이 낮은 것도 유통마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 20년간 원유가격은 72.18% 증가한 반면 우유 공장도가(생산자물가지수 기준)89.54%, 우유소매가격은 90.16%나 증가했다.

낙농육우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우유 생산 여건과 물가수준이 다른 유제품 수출국가인 미국·유럽과 비교해 우리나라 원유가격이 비싸다는 단순 논리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생산여건이 비슷한 일본의 사례를 비교하면 원유가격은 지난 20년간 각각 72.2%, 33.8% 증가했다. 반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같은 기간 우리나라와 일본이 각각 52.17%, 3.5% 증가했다면서 농식품부 주장의 함정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있다고 반박 근거를 내세웠다.

또한 협회는 정부가 생산자물가 폭등을 조장·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생산비는 지난 20년간 76.06% 폭등했으며 주원인은 사료비(87.32% 상승), 농구비·시설비(83.02% 상승), 고용노동비(313.83% 상승)이다면서 국내생산 배합사료의 원료 중 95%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곡물가, 해상운임, 환율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는 낙농시장이 공정한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구심을 내비쳤다. 협회는 현재 유업체가 집유와 쿼터를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의 소유권이 유업체에 있고 농가는 내 물건인 우유를 유업체와 대등하게 교섭해 팔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낙농가의 쿼터 4~15% 삭감할 때도 유업체는 객관적인 자료 제시나 농가 협의 없이 문서 한 장으로 쿼터를 깎았다면서 선진국과 같이 생산자기구(MMB)를 통해 생산자율권을 낙농가에게 부여하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농식품부는 불공정한 낙농시장과 관세 제로화 상황을 방치하고 단지 원유가격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농식품부와 유업체들의 잘못된 여론전으로 인해 생산현장의 4900호 낙농가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10시간이 넘는 값진 낙농가의 노동으로 탄생한 대한민국 우유의 자존감을 더 이상 짓밟지 말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