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아닌 품질로 승부…안정적 계란 공급 입소문

[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선별포장·유통·가공 모두 가능한
업장 위해 설계부터 동선 고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냉장 시설 설치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동 가능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광성유통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대한()은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계란을 제공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로 시설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는 계란유통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이 두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최관열 대표를 찾아가 경영 노하우를 들어봤다.

 

# 가격 아닌 품질로 승부

최관열 농업회사법인 (주)광성유통·대한(주)대표.
최관열 농업회사법인 (주)광성유통·대한(주)대표.

최관열 대표는 20세부터 계란유통업체에서 배송기사 일부터 시작해 연 매출 350억 원에 이르는 회사를 운영하기까지 계란유통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스무 살부터 계란유통업체에 배송기사로 취직해 7년간 근무했습니다. 지게차가 없던 시절이라서 하루에도 계란 몇 백 개, 몇 천 개를 직접 몸으로 옮겨야 했기 때문에 등줄기에 땀이 마를 날이 없었지만 사람 만나는 것이 좋아 계란 유통 일이 천직임을 직감했습니다.”

최 대표는 배달 업무와 함께 영업활동을 하면서 인맥을 쌓는데 주력했다. 이뿐만 아니라 매일 일기를 쓰면서 계란 유통시장의 문제점이나 개선할 부분을 수첩에 기록해뒀다.

이렇게 경험을 쌓던 중 2000년 아내와 함께 광성유통을 설립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직원 없이 아내와 단둘이 일을 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땀 흘려 성실하게 일한 만큼 보상은 정직하게 돌아왔다.

최 대표는 협력 농장과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켰으며, 납품처엔 가격이 아닌 품질로 승부하다 보니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매일 계란 유통시장의 문제점이나 개선할 부분들을 생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품질 좋은 계란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입소문이 나 찾는 이들이 많아져서 사업 규모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최 대표는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차별화를 위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협력 농장과 유대감을 갖고 좋은 계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많은 돈을 투자해 전문가에게 네이밍과 로고를 의뢰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에그리치입니다.”

 

# 남들보다 한발 앞선 준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대한(주)에서 한 직원이 선별포장 작업을 하기 위해 계란을 옮기고 있는 모습.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대한(주)에서 한 직원이 선별포장 작업을 하기 위해 계란을 옮기고 있는 모습.  

 

최 대표는 고품질 계란을 유통하기 위해 남들보다 앞서서 행동하기 시작했다.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공장 시설 등을 남들보다 빨리 정비한 결과 식용란수집판매업 유통단계 식품안전관리(HACCP)인증을 국내에서 4번째로 받았습니다. 빨리 제도를 도입한 만큼 손해 보는 부분도 있었지만 남들보다 먼저 시작한 만큼 더욱더 체계적으로 유통 시설을 정비할 수 있었습니다.”

최 대표는 식용란선별포장업에 초점을 맞춰 지난해 5월 가공본부 역할로 경기도 화성에 대한()을 설립했다. 대한()은 대지 5950(1800)에 사무동 포함 5개 건물로 구성됐다.

식용란선별포장업이 시행될 예정이라 선별포장, 유통, 가공이 모두 가능한 업장을 만들기 위해 설계 당시부터 선별포장을 고려한 동선으로 작업장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제품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곳에 냉장 시설을 설치했으며 계란이 잠깐이라도 외부와 접촉하지 않도록 건물과 건물 사이에 냉장 시설이 설치된 통로를 만들어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동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대한(주) 내에 있는 연구실.
대한(주) 내에 있는 연구실.

대한()의 또 다른 특징은 내부에 연구실을 마련해 뒀다는 것이다. 첨단 시설을 갖춘 연구실에서는 항생제, 살모넬라(식중독), 대장균, 일반 세균 자체 실험을 통해 계란 안전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 수의사를 직원으로 채용해 계란을 수거해 올 때마다 자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 직영농장 운영을 통해 안정적으로 계란 공급

충남 홍성 산란계 농장. 

최 대표는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여파로 발생되는 공급 불안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 안정적으로 계란을 공급하기 위해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12년부터 충남 홍성에서 10만 마리 규모의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50만 마리 규모로 농장을 확대하기 위해 부지도 추가적으로 매입해 뒀다.

계란을 유통만 해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해 많은 비용을 투자해 직영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장이 위치한 곳은 지금까지 AI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고 주변에 우리 농장밖에 없기 때문에 방역 부분은 안심할 수 있습니다.”

현재 농장은 최 대표의 아들 최준혁 씨가 운영하고 있다. 장남인 최준혁 씨는 올해 25세로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국립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중소가축학과를 졸업한 후 연구실과 농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아들이 계란유통업을 시작하기 전에 생산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농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배우다 보면 저보다 더 나은 회사로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자부합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선 경쟁력으로 계란유통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최관열 대표는 앞으로도 고품질의 계란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생산부터 가공, 포장, 유통 판매까지 심혈을 기울여 지금보다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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