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에 꽂혀 곤충에 전부를'…자체 개발 사료 인기몰이, 체험농장도 성공

프로,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 또는 직업 선수.
 

굼벵이 프로를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 굼벵이와 관련해서는 선수가 되고 싶은 사람. 
 

백승권 굼벵이프로농장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백 대표는 경영학 박사로 연구원 생활을 하며 탄탄대로를 걷다가 정부의 곤충산업 마스터 플랜을 보고 그야말로 ‘곤충에 꽂혀 곤충에 전부를 걸고’ 갑작스레 모든 것을 접고 양평으로 귀농을 결정, 귀농 5년 만에 매출 7억 원을 달성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백 대표는 굼벵이와 관련해서는 사료부터 사육, 체험까지 전 분야를 사업화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굼벵이 사료가격이 비싼데 따라 사료를 직접 개발했다. 현재는 사료판매로만 월 1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양평에 곤충 프로, 백승권 굼벵이프로농장 대표의 미래이야기를 들으러 양평으로 가보자.

 

#곤충사료 개발해 판매 ‘대박’

백 대표가 직접 키우는 굼벵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백 대표가 직접 키우는 굼벵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백 대표는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가 잡은 곤충을 서울로 가져와 키우곤 했다.
 

“곤충을 좋아하는 것은 그저 취미였죠. 경영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후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실에서 1급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만족도도 좋았고 성취감도 있었습니다. 제가 곤충사업에 뛰어든 것을 보고 하던 일이 잘 안돼서 시작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전혀 아니에요. 곤충사업을 시작한 것은 잘할 수 있는 일보다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됐습니다.”
 

백 대표는 연구원 생활을 하며 곤충사업에 대한 정부의 5개년 마스터 플랜을 우연히 접하게 됐다. 백 대표는 당시 스파크가 튀었다고 표현했다.
 

“서울의 아파트에서 곤충사육을 하면서 한 달에 100만 원 정도 벌었을까요. 양평에 가서 제대로 하면 사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귀농·귀촌 주택창업지원금 대상자로 선정돼 곤충사육장과 기자재 융자지원사업을 받아 곤충사육장을 건축했습니다.” 
 

문제는 생산비였다. 당시 굼벵이도 비쌌을 뿐 더러 사료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사업을 키우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경영학도의 사업수완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생산비를 낮추려면 직접 사료를 개발하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렴한 곤충사료 개발에 뛰어 들었습니다. 지역별로 날씨와 환경이 다르니까 어디서나 적용가능한 좋은 사료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직접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곤충을 사육하는 사장님들과 소통하고 지역의 숨은 곤충 고수들을 만나 보완점을 찾아냈습니다.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점차적으로 모든 환경에 맞는 곤충사료가 만들어졌어요.”
 

곤충 사육농가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고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뜻밖의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유명한 사료기업이 곤충사료를 만들기 시작하더니 무서운 기세로 영업을 하더라구요. 대기업과 경쟁을 하려니 정말로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거래처 사장님들이 똘똘 뭉쳐서 저를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백 대표의 그간의 노력을 알고 있는 거래처 사장들은 모두 거래를 끊지 않고 백 대표와의 의리를 지켰다. 곤충을 잘 알고 현장의 문제를 보완하며 만든 백 대표의 사료가 훌륭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백 대표는 위기를 넘겼고 결국 거래처를 그대로 유지했다.
 

“대기업이 곤충 사료사업을 축소하고 사실상 제가 시장경쟁에 이겼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신규 거래처는 무조건 직접 찾아갑니다. 전국의 곤충사육 농가들은 다 만나봤어요. 거래처가 1000곳은 되는데 반드시 직접 소통합니다.”
 

그렇게 늘어난 거래처 덕에 곤충사료는 월 1억 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료판매 뿐 아니라 굼벵이 진액과 굼벵이환 등 새로운 제품 개발로 부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백 대표는 곤충사료와 먹이로 자체 특허기술을 개발, 전국 농업기술센터 대상으로 곤충사료와 종자를 납품하고 있다.

 

#곤충체험, 아이들에게 곤충의 유익함 알리고파

굼벵이프로농장의 체험장. 플랜테리어를 통해 마치 자연속에서 곤충체험을 즐기는 것처럼 꾸며놓은 것이 이색적이다. 
굼벵이프로농장의 체험장. 플랜테리어를 통해 마치 자연속에서 곤충체험을 즐기는 것처럼 꾸며놓은 것이 이색적이다. 

2019년부터는 곤충사료, 곤충가공식품(굼벵이진액, 굼벵이환 등), 체험농장 등 사업 확장을 위해 네이처테이너라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자연을 모아 즐긴다는 슬로건으로 법인명을 지었는데 여기에 백 대표의 철학이 모두 담겨있다.
 

“곤충만 키워서는 사업성과가 미미한데 곤충사육농가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곤충체험을 시작했습니다. 곤충사육농가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업성과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체험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전국의 곤충사육 농가들이 직접 와서 체험을 진행하는 것을 보고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합니다. 이렇게 배워가서 체험을 시작하시고 성공한 분이 전국에 꽤 많습니다.”
 

그는 곤충농가들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제시하는 것이 자신의 사업을 키우고 곤충산업의 미래를 키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양평은 자연친화적이고 서울과 가까운 곳으로 곤충체험에도 최적화된 입지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월 100만 원 남짓한 수익을 올리던데서 4950㎡(1500평) 부지의 농장으로 성장시킨 백 대표는 하루 10톤의 굼벵이사료를 출고하고 있다. 여기에 굼벵이 판매, 체험장, 가공식품으로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결국 제가 바란 것은 6차 산업입니다. 곤충 생산, 곤충식품제조가공, 곤충체험 등 6차산업을 실현하면서 블로그에 매일 영농일지를 쓰고 있어요. 청년농업인들을 만나면 블로그를 하라고 많이 권합니다. 본인이 하고 있는 작물에 대한 애착을 갖고 연계된 다른 사업을 추진하면서 블로그를 하면 힘들지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생각합니다. ”
 

경기도곤충산업연구회와 양평군곤충산업연구회 사무국장, 양평군 4-H 연합회 감사, 양평 지역발전을 위한 양평군민포럼 회원 등 많은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 백 대표는 청년농업인들에게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은 없다며 농업에서 미래를 찾으라고 말했다. 

 

#[멘토인터뷰] 김혜영 양평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처음 발령부터 지금까지 맡고 있는 업무가 청년농업인 육성 업무입니다. 순간순간이 다 기억에 남는데 첫 업무라 미숙했던 점이 있었고 담당자로서 청년농업인들을 잘 챙겨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항상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청년농업인들은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냅니다. 양평군농업기술센터에서 청년4-H회에 지원하게 된 통합프로그램에서 함께한 백 대표도 그러한 청년농업인 중 하나입니다.”
 

김혜영 양평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백 대표가 꾸준한 노력으로 차별성을 가진 농업을 스스로 발전시키는 청년농업인의 표상과도 같다고 극찬했다.
 

“통합프로그램을 통해 백 대표는 본인이 농업을 하며 느낀 살아있는 정보와 노하우들을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참여를 유도해 자신의 사업만이 아닌 양평군 청년농업인들의 발전방향과 양평군의 농업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했습니다. 양평군농업기술센터도 백 대표같은 청년농업인들의 성공을 위해 항상 노력할 것입니다.”
 

양평군농업기술센터는 양평군 4-H 통합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과 청년, 지도자를 연계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청년농업인 4-H회원 신규 영농정착 시범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조기정착에도 기여하고 있다. 백 대표도 이 사업을 통해 곤충조형물과 포토존, 플랜테리어와 목공 시공, 전자동 무압력 추출기 등을 지원받았다. 
 

“백 대표는 물론 지역의 청년농업인들 모두 너무 잘해주고 있어 이 업무를 맡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담당자로서 양평군 청년농업인들에게 더욱 많은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항상 적극적인 자세로 양평군 청년농업인의 발전을 위해서 함께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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