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컨설팅 강화와 백신 상용화 ‘시급’
[농수축산신문=홍정민·김소연 기자]
합병증 동반하는 저병원성 AI
폐사율 증가로 농가 손실 커져
최근 들어 야생 철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산란계·종계 등에서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신종 저병원성 AI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컨설팅과 점검 강화는 물론 예방 백신 상용화를 보다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국적으로 H9N2형 Y280 계열 저병원성 AI 피해 상당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저병원성 AI 발생은 지난 2020년 121개 농장(2만2933마리), 지난해 223개 농장(2만1460마리),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162개 농장(5570마리)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의 산란계·종계 농장에서 H9N2형 Y280 계열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Y280 유형의 AI는 감염 계군이 주로 호흡기 증상을 보이고 산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1개월간 10~20%의 산란율 저하가 일어나며 감염 계군이 대장균이나 전염성 기관지염(IB) 바이러스 등 다른 병원체와 복합적으로 감염되면 폐사율 증가에 따른 손실이 더욱 커진다.
경북 영주의 한 산란계 농장 대표는 “고병원성 AI와 달리 저병원성 AI는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닭들이 면역력이 약해져 호흡기 질병 등 다른 질병과 함께 걸릴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별다른 보상도 없이 이동제한 등 규제만 있다보니 저병원성 AI 발생 농가들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의 또 다른 산란계 농장 대표는 “중추를 받아서 쓰는 소규모 농가에서 저병원성 AI로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면서 “건강한 닭은 보통 65주령에 85%의 산란율을 보이는데 저병원성 AI에 감염된 닭은 산란율이 70~75% 밖에 되지 않는다”며 “저병원성 AI는 합병증이 같이 동반해 폐사율 증가로 이어지면서 농가들에게 경제적인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 농가에 관련 백신 보급 서둘러야
이처럼 현장에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에서 H9N2형 Y280 계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 개발을 위해 야외주로부터 인체 감염 유전자 부위를 제거하고 백신주를 제작, 생산업체에 분양한 상황이다.
또한 저병원성 AI 백신 상용화를 위해 생산업체와 검역본부가 상의해 백신의 허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H9N2형 Y280 계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포함된 백신에 대한 품목 허가 승인을 다음달로 가정할 경우 백신 생산업체에서의 자가 검정 2개월, 검역본부 국가검정 2개월 등이 소요돼 제품 출시는 내년 3~4월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강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가축법정전염병 제3종 질병인 저병원성 AI는 H9N2 타입인데 그 안에서 Y439 계열이 있고 2020년 여름부터 Y280 계열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면서 “농가 입장에선 바이러스에 대한 차단 방역을 열심히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지속적인 컨설팅과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가장 확실한 방법인 백신 개발 보급을 하루라도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