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업체들이 배추수급불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봄 배추값 폭등으로 원료조달에 골머리를 앓은 김치업체들이 이번에는 물량과잉으로 속을 썩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우량이 많아 준고랭지 배추의 생육이 앞당겨지면서 김치업체들이 폭증하는 물량처리로 애를 먹고 있다. 이는 김치업체의 경우 수확시기를 예상해 파종시기에 포전매매를 실시하고 있으나 올해의 경우 배추 생육이 빨라 수확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물량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7월초까지 가공김치의 시장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물량소진도 어려운데다 여름철 배추는 물이 많고 저장기간도 짧아 냉장보관이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다 준고랭지 배추의 수확시기는 앞당겨 졌으나 준고랭지 배추 이후 출하되는 고랭지 배추의 수확시기가 다음달 이후로 예상돼 이달말 배추값 폭등까지 우려되는 등 김치업체들이 불안정한 배추생산 및 가격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두산식품BG 종가집 구매팀의 전기성 과장은 “배추를 10일 단위로 매입하고 있는데 최근 물량이 앞당겨 나와 물량소진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시중 가격이 떨어지면서 가공김치 소비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무작정 김치를 만들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김치·절임식품공업협동조합의 최병문 사업부장은 “장마철 배추값 폭락과 장마철 이후 배추값 폭등은 매년 겪는 사이클이지만 생물저장의 한계에서 업체들이 이를 극복할 수 없다”며 “이같은 폭락·폭등의 편차에 배추장사를 하는 것은 거의 투기에 가까운 실정으로 업체입장에서는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기자명 박희진
- 입력 2003.07.16 10:00
- 수정 2015.06.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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