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념 환송식 열려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는 민간 국제개발단체 헤퍼코리아(Heifer Korea, 대표 이혜원)와 함께 한국 젖소 101마리를 네팔에 보내는 것을 기념해 22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환송식을 개최했다.

이날 환송식에는 정황근 농식품부장관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참석했고, 과거 헤퍼로부터 젖소 2마리를 기증 받아 현재까지 젖소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낙농가인 수혜자와 낙농조합 등 기증자, 후원자 등이 함께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 지원은 불과 50여 년 전 젖소 1마리당 하루 우유 생산량이 10리터도 안되던 나라에서 마리당 우유 생산량 33리터, 세계 5위 수준에 이른 우리나라에서 젖소와 유전자원을 지원하고 전문관리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 헤퍼코리아가 함께 추진했다. 

이번 사업을 위해 농식품부와 농협에서는 네팔 정부와 생우 위생조건에 대한 수출검역협상을 진행, 검역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분야별 축산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조사단을 꾸려 현지 낙농 기반(인프라)과 사양관리 전반을 진단했으며, 국내 젖소와 유전자원 선별, 이동 지원, 젖소의 현지 적응을 도울 사료, 미네랄제제 등 첨가제 지원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국의 젖소 생우와 씨수소가 해외로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네팔로의 운송을 위해  지난 5일부터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검역 시행장에서 기본 검진, 백신 접종 등 출국 준비를 마쳤다.

22일 젖소 42마리를 네팔로 운송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공수정용 정액, 사료 등과 함께 23일부터 28일까지 3차례에 걸쳐 추가로 운송된다.

아울러 내년 1월 중에는 젖소 종모우(씨수소) 2마리를 운송해 네팔 내에서의 유전적 개량을 위한 정액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우리나라는 1970년대까지 국제 사회와 헤퍼의 지원이 축산 발전의 디딤돌이 됐다. 1969년에는 독일에서 차관을 들여 젖소를 도입하고 국립축산과학원의 전신인 국립종축장 조직과 현재의 안성팜랜드 자리에 한독낙농시범목장을 설립했는데 이는 현대식 낙농업의 출발점이자 체계적인 낙농산업의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환송식에는 과거 헤퍼가 한국에 도움을 줄 당시 수혜자이자 이번 젖소 보내기 사업에 젖소를 기증한 이재복 대표(이재복 목장)도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네팔을 대표해 참석한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 케이피 시토울라(KrishnaPrasadSitoula) 소장은 이번 지원을 성사시킨 한국 정부와 헤퍼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젖소를 기증해준 목장 대표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아울러 네팔 정부에서는 우리 젖소의 네팔(카트만두 공항) 도착에 맞춰 네팔 농림부차관, 주한네팔대사, 헤퍼네팔 대표 등이 참석하는 환영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네팔은 전국에 약 750만 마리의 젖소가 사육되고 있고, 낙농업은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매년 우유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으나 젖소의 연간 마리당 산유량은 우리나라 젖소 산유량의 1/3 수준이다.

네팔 정부에서는 우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도(2010년), 중국(2018년)으로부터의 젖소 수입을 시도했으나 관련 법률, 고가의 비용, 장기간의 과정 등의 사유로 도입에 실패했다. 이에 우수한 젖소 유전자원을 보유한 한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에 운송되는 젖소는 네팔에 도착한 후 2~3일간의 격리기간을 거쳐 네팔 정부에서 추진 중인 신둘리 지구(카트만두에서 남동쪽으로 약 150km 거리) 시범낙농마을 50농가에 차례로 분배될 예정이다.

이들 농가들은 헤퍼, 지방정부와 함께 비용을 분담해 축사를 신축하고 한국에서 오는 젖소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젖소를 받은 농가는 한국에서 건너간 유전자원에서 맨 먼저 태어난 암컷 새끼와 함께 전수 받은 기술과 지식을 이웃 농가에 전수하는 방식(헤퍼의 Passing on the Gift 사업 모델)으로 지역 내 3백 가구까지 젖소 사육을 확대해 ‘가축 한 마리로 시작하는 경제적 자립’을 실현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단순히 젖소를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네팔 낙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젖소를 사육하고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내년부터 2년간의 국제협력사업(ODA)을 통해 다각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체계적으로 농장의 사양·질병 관리를 위해 현장형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한국의 인공수정·사양관리 전문가를 파견해 교육훈련의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젖소 개체별 식별번호(ID)를 부여한 후 모바일앱을 통해 집계한 산유량, 사료량 등 데이터를 점검해 사양관리에 활용한다. 또한 젖소분뇨를 주방 연료로 전환하기 위해 가정별 소규모 바이오가스 시설 설치를 지원하며 잔여 바이오슬러리는 자연비료로 활용토록 하는 등 환경친화적 낙농활동을 지원한다. 네팔에서 희망할 경우 국내 젖소농장에 네팔의 근로자가 사육기술도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황근 농식품부장관은 “2년 전 작고하신 선친이 1969년 당시 성환 국립종축장에 재직하며 독일에서 차관으로 도입한 젖소 사육을 담당했는데, 오늘 행사에 참여하게 돼 참으로 감개가 무량하다”면서 “한국의 우수한 젖소 유전자원과 낙농기술력이 네팔에 전달된다면 국가차원에서 낙농업 부흥에 고심 중인 네팔 정부와 자라나는 네팔 어린이들의 영양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단순한 젖소 지원에 그치지 않고 향후 2년간의 국제협력사업(ODA) 등 후속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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