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공급 넘쳐 가격도 하락세

[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최근 정부가 스페인산 계란 등을 수입하겠다고 밝혀 현장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예년에 비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 마릿수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계란 공급 과잉도 우려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앞에서 정부의 계란 수입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산란계 농가들은 “농가 폐업을 주도하는 계란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정부의 계란 수입 정책을 규탄했다. 
 

앞서 지난 3일 대한산란계협회도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앞에서 계란 수입을 반대하는 기습 시위를 했다. 
 

산란계 업계는 현장에서 계란 공급이 부족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수입부터 하는 것은 국내 계란 가격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AI 확산 등으로 인한 국내 계란 수급 상황 악화를 대비해 이달 중으로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 개를 시범적으로 수입할 방침이다.
 

이번에 수입하는 계란의 가격은 선별과 포장 등을 거치면 한 판에 2만3000원으로 국내 계란 가격보다 4배 이상 비싸게 수입하는 것이라고 산란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현재 계란 생산량은 넘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일 기준 고병원성 AI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약 230만 마리로 이는 전체 산란계 사육마릿수 7586만 마리의 약 3%로 국내 계란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산란계 사육마릿수 증가로 상반기까지 계란 공급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1일 기준 계란 생산량은 4579만 개로 지난해 4387만 개보다 4.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다음달 계란 생산량도 4543만 개로 지난해 4262만 개 대비 6.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계란 공급량이 넘치면서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특란 한 판(30개)의 산지가격은 4922원으로 지난달 1일 5061원보다 2.7% 하락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향후 수요 대비 공급과잉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에 정부는 오히려 계란을 수입해 산란계 농가를 폐업으로 몰고 있다”면서 “현재 계란 산지가격은 한 판(30개)에 5000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형성되고 있는데 국내 산지가격 보다 4배 이상 비싼 계란을 수입한다는 것은 농가 말살 정책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정책 방향성을 진지하게 재검토해 현실을 바탕으로 양계산업의 정확한 미래를 살피는 것이 농식품부가 해야 할 일임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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