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간 중국 베이징 국립농업전시관에서 열리는 2003 중국 국제낙농박람회는 중국 정부가 선진낙농기술을 한자리에 모아 의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자국 낙농산업 발전의 동력을 제공받으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국제낙농박람회는 2001년 중국 정부가 국민 1인당 매일 섭취하는 평균 칼로리수의 80%가 식물에 의존하고 있는 불균형성의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2010년까지 2600만톤의 유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제정한 ‘중국식물과 영양발전 강요 2001∼2010’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단기간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선진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당위성과 자국내 낙농산업 발전의 자극제가 필요했던 중국 정부는 2002년 처음으로 중국 국제낙농박람회를 개최했다.

박람회의 대상품목이 유제품과 기자재 그리고 사료 등에 한정하지 않고 낙농업과 그와 관련된 모든 산업분야로 제한이 없는 것도 박람회의 의도를 잘 말해준다. 젖소 사양과 관리, 착유, 유가공, 기자재, 장비, 포장, 운송, 저장기술은 물론 컴퓨터 관련산업과 시스템까지 눈에 보이는 것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선진낙농의 모든 것을 통째로 이식하려는 장기적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중국유업협회라는 생산자단체가 급부상하면서 제 2회 국제낙농박람회는 명실상부한 생산자단체가 주도하는 제1회 국제낙농박람회로 탈바꿈했다.
현재 중국의 낙농산업은 국가발전계획위원회, 경제무역부, 과학기술부, 농업부 등 관계부처의 다각적이고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매년 기록을 경신할 만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1년 우수 품종의 젖소는 568만마리, 우유생산량은 1122만9000톤인데 이는 전년도와 비교하면 각각 16.2%, 22.2%가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낙농선진국들로부터 세계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으로 간주돼 왔고, 현재 중국 낙농산업의 높은 수익률 때문에 포장, 유음료, 사료 등에 대한 외국투자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1998년 700여개였던 유가공업체가 불과 3년만에 1600개를 넘는 등 폭발적인 증가를 기록했으며, 1998년 이후 낙농과 관련된 기자재 원재료와 보조재료 등 설비의 거래량은 매년 2배씩 증가해 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 우유급식계획 등 일련의 우유마시기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우유생산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고품질의 우유와 다양한 제품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유업협회측은 이번 박람회의 목적을 그동안 낙농발전을 위해 쏟은 노력의 결과를 국내 낙농관계자들에게 펼쳐 보이고, 자금을 유인하고, 각종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국제교류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가 낙농산업에 기울이는 관심이 어떤지를 잘 설명해 준다.

이번 박람회 기간중에는 ‘중국유업 산업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돼 국제 낙농시장 발전 추이와 그것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 중국 낙농산업발전전략·정책·계획과 대책, 유업산업화의 지방경제발전, 목장건설과 유제품산업의 무한경쟁, 유제품 소비시장의 개척과 육성, 현대적 번식과 가공기술이 낙농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심도있는 토의가 전개될 예정이어서 중국 낙농산업을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중국유업협회측은 최근 사스(SARS)로 인해 계획된 부스판매가 차질을 빚어 규모가 적어지긴 했지만 박람회를 참관하는 방문객들의 수는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기관, 수의분야, 사양관리, 시스템, 가공기계·설비, 수출입관계자와 도소매업자, 포장기자재, 저장·운송시스템, 슈퍼마켓과 호텔·식당,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부처 공무원, 업종단체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국의 낙농산업이 원유잉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의 낙농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에 손을 내미는 경우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사업 파트너로 중국의 낙농산업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한국 낙농산업이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한차원 더 발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중국진출에 성공한 기자재업체인 안광덕 삼우엔지니어링 사장은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필리핀 등으로 진출이 쉬워지고 있다”며 “이는 수입을 원하는 기타 아시아국가의 업체들이 중국에서 기계를 제작하게 되면 가격면에서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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