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올해 첫 국산 경주마 경매가 오는 14일 제주목장 내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경매장에서 열린다. 이 자리는 한국경마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기대주들이 새로운 주인과 함께 경주마로서 새로운 인생의 첫발을 떼는 자리다.

오는 14일 제주 2세마 경매를 시작으로 내륙과 제주 경주마생산자협회가 주최하는 1∼2세마 경매가 약 10회에 걸쳐 연중 시행될 예정이다. 

오는 10월 내륙 경매는 당세마와 씨암말, 씨수말까지 포함한 혼합 경매가 예정돼 있다.

# 코로나19 영향으로 경매 거래시장 위축

경주마들은 2세부터 경주마로서의 활동을 시작한다. 말들이 경주마로 활동하기 위해 경마장에 들어오는 경로는 크게 △경매 거래 △개별 거래 △자가·위탁생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경매 거래는 공개된 장소에서 생산자가 말을 상장하고 구매자가 호가경매를 통해 낙찰을 받기 때문에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또 개별 경주마의 혈통이나 능력, 특징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므로 생산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마 산업이 침체되면서 경매시장 또한 위축돼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20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른 돌파구를 찾고자 국내 최초로 유튜브 라이브 생중계를 활용한 비대면 경매가 진행됐다. 정상 경마 시행이 어려워 매출이 곤두박질치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마사회는 경매 활성화를 통한 다양한 생산 농가 지원책을 모색했다.

국산 경매 거래마 한정 대상 경주 신설, 경매마 한정 일반경주 시행 규모 확대, 경매마 인센티브 지급, 경매마 우대 유통장려금 지급 등 국내 경매 거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신설하거나 강화했다. 또한 외국에서 임신한 어미마가 국내에 들어와 태어난 포입마의 경우 국산마 한정 대상 경주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국산마와 차등대우를 받았는데 경매에서 거래된 포입마에 한정해 국산마 대상 경주 출전이 가능하고 육성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우대정책도 시행 중이다.

마사회는 이러한 경매마 우대정책을 통해 침체된 경마산업의 생산 환류와 거래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 건전하고 합리적인 경주마 거래 관행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경매현장서 숨은 보석 찾는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경마가 정상화되는 등 경매시장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2020년 23.7%에 그쳤던 경주마 낙찰률은 지난해 47.6%로 상향돼 총 거래금액 200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성큼 다가온 봄 날씨처럼 훈훈한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제주 경매 2세마 상장마릿수는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로 총 170마리가 경매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이중 수말은 62마리, 암말은 108마리며 판매자는 생산농가에서 157마리, 마사회에서 13마리를 상장한다. 이 중 지난해 기준 씨수말 순위 상위권의 ‘카우보이칼’, ‘메니피’, ‘한센’, ‘올드패션드’ 등 유력 씨수말의 자마가 대거 경매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20년 씨수말로 데뷔한 ’미스터크로우’의 자마들도 이번 경매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미스터크로우는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잠재력 높은 경주마를 발굴하는 마사회의 ‘케이닉스 프로그램’으로 선발된 경주마다.

한편 이번 경매는 마사회와 생산 농가가 보유·생산한 2세마로 혈통등록하고 소유자가 판매 신청을 완료한 말을 대상으로 한다. 경주마 구매 신청 기한은 오는 13일 오후 6시까지며 구매 신청 양식과 선납금(마리당 200만 원)을 제출하면 참여가 가능하다. 기타 경매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064-784-4230)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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