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가정의 달 소비가 대부분 끝나는 이달 셋째 주까지 시장에 출하된 물량이 소진되지 않을 경우 한우고기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축산물품질관리원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3일 한우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kg당 1만5299원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21.6%, 지난달 대비 2.7% 하락했다.

어린이날을 비롯한 어버이날을 앞둔 거래에도 불구하고 경매가격이 지난달보다 하락한 이유는 출하량 대비 소비가 적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분기 한우 도축마릿수가 지난해보다 9.2% 증가했으며 2분기 이후 도축마릿수도 22만~26만 마리로 지난해 대비 4~12%까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 출하된 물량이 많다보니 도축 월령에 도달한 한우의 도축이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강병규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한우연구위원은 “올 초부터 한우고기 할인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처음 시작 당시보다 소비자 호응이 낮아져 가정의 달 소비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시장 내 재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도축 월령에 도달했거나 지났음에도 도축이 제때 되지 않는 물량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형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할인행사를 처음 시작할 당시 오픈런을 방불케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가 상당했지만 행사가 장기화되면서 소비가 기대만큼 많지 않다”며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아니면 한우고기를 언제 먹어보겠냐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시장에 출하된 한우고기가 많아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대대적인 할인행사로 한우고기 소비가 원활해졌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향후 소비가 늘어난 도축마릿수 만큼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우 수출을 담당했던 한 업체의 관계자는 “한우고기 가격이 하락하면 수출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져 관련 사업들이나 문의가 늘지만 가격이 조금만 상승하면 수출량이 확 줄어 해외 거래처를 유지할 수 없다”며 “반복되는 한우 수급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라도 안정적인 수출선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축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한우 파동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서는 연구를 통해 적정마릿수를 책정하고 사육마릿수를 감축해야 한다”며 “언제든 국내 시장 물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수출 다각화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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