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시점 앞당겨져...철저한 사전방제 필요

열대거세미나방
지난달 18일 제주서 올해 첫 발견
유충시기 80여 작물에 피해 입혀

멸구류
중국 내 발생량 전년 대비 47.8% 증가
국내 유입 개체 증가 전망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2020년 제주에서 발견된 열대거세미나방 성충
2020년 제주에서 발견된 열대거세미나방 성충 

 

최근 열대거세미나방이 제주에 이어 내륙에서도 계속 발견되면서 비래(飛來)해충에 대한 예찰과 방제가 강조되고 있다. 이에 비래해충의 종류와 방제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 비래 시기 앞당겨지고 유입량도 증가 우려

비래해충은 중국 등지에서 봄철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들어와 옥수수, 수수, 보리 등 벼과 작물을 비롯해 배추과, 박과, 가지과 작물 등에 광범위한 농작물 피해를 일으키는 해충들을 말한다. 보통 열대 또는 아열대성으로 국내에선 월동하지 못하고 주로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개체가 국내로 이동해 피해를 준다.

비래해충에는 옥수수를 중심으로 피해를 입히는 열대거세미나방뿐만 아니라 벼 비래해충 5종이라 불리는 벼멸구, 흰등멸구, 애멸구, 혹명나방, 멸강나방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래해충은 주로 중국 남부지역의 기후 등에 영향을 받는데 이 지역의 봄철 기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 비래 시기는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대표적인 비래해충인 열대거세미나방의 경우 지난달 18일 제주에서 올해 들어 처음 발견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 달가량 이르며 역대 가장 이른 시기 발견이다. 열대거세미나방은 2019613일 처음 국내에서 발견된 이후 피해가 극히 적었던 지난해를 제외하곤 2020년에는 57, 2021년에는 424일로 발견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비래해충의 유입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천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멸구류 발생량은 전년 대비 47.8%가 증가했으며 혹명나방의 발생량도 증가해 올해는 특히 국내로 더 많은 개체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벼멸구 성충
벼멸구 성충

 

# 장거리 이동해 광범위 피해 입혀

열대거세미나방은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검역 관리급 해충으로 번식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4월 하순과 5월 초순에 최초 비래해 늦게는 8월까지 지속적으로 국내로 날아들며 유충 시기에 80여 작물의 잎과 줄기를 가해해 피해를 발생시킨다. 광식성 해충이라는 설명이 붙는 건 이 때문이다.

장거리 이동은 열대거세미나방의 주효한 생존전략이다. 산란 전 수km에서 100km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성충이 낮은 제트기류를 타고 미시시피 주에서 캐나다까지 약 30시간 만에 이동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농촌진흥청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곳에서는 월동이 불가해 국내 정착 가능성은 낮지만 앞으로도 매년 비래해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대거세미나방과 함께 특히 큰 주의를 요하는 멸강나방은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에 국내로 가장 많이 날아들어 6월 중순~7월 상순 사이에 옥수수, 목초, , , 귀리, 밀 등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비래해충이다.

올해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3월 하순 처음 비래가 확인된 바 있다.

말린 잎 사이로 들어간 애벌레는 1~5일간 잎살만 갉아먹다가 차차 분산해 밤낮 구별없이 잎 전체를 가해한다. 대발생 시에는 떼를 지어 수 ha에 피해를 입히고 먹이가 부족하면 다른 재배지로 이동해 또 다른 피해를 입히는 특징이 있다.

애멸구는 국내 월동과 해외 비래가 가능한 해충으로 어린 벼에 벼줄무늬잎마름병을 옮긴다. 최근 국내 월동밀도는 낮은 편이나 중국에서 대량으로 날아올 경우 피해가 우려돼 철저한 사전방제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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