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기술로 한우개량 가속…농가 소득증대 효과 '톡톡'
유전체 기술 도입 후 개량효율 2배 이상↑
송아지 단계에서 유전능력 예측 가능
농가 소득 매년 2000억 원 정도 늘어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농협경제지주 한우개량사업소가 유전체 기술을 활용한 한우개량을 가속화하며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우 우량 씨수소 선발과 정액공급을 통한 가축개량을 선도하고자 1969년 삼화축산주식회사로 시작한 한우개량사업소는 1979년 운정장학재단에 기증된 후 1982년 축협중앙회가 서산목장으로 운영했으며 2017년 한우개량사업소로 개칭했다.

한우씨수소의 특별한 관리를 통해 매년 우수한 후대검정우 생산에 앞장서고 있는 한우개량사업소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짚어봤다.

# 철저한 계획 바탕으로 개량 성과 도출

한우개량사업소는 1만9000마리의 우량씨수소를 암소에 계획 교배하고 이를 통해 생산된 수송아지 중 상위축 900마리를 선발한다. 이 송아지들은 24개월 동안 육성된 후 66마리만 후보씨수소가 된다. 보증씨수소는 36개월간 후보씨수소의 자손 수송아지 800마리의 능력을 평가해 이 중 30마리만 선발한다.

보증씨수소의 선발에 소요되는 기간만 약 60개월이며 계획교배에 필요한 한우는 2만여 마리에 달한다. 이에 마리당 가치가 15~20억 원에 이른다는 게 한우개량사업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우개량은 5단계의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 먼저 한우 생산성 향상, 품질 고급화, 농가경영개선, 개량기반 강화 등 개량목표를 설정하고 체중측정·번식·도축정보 등을 조사하는 검정단계가 추진된다.

검정 이후 유전능력평가와 유전력·유전능력 정확도에 대한 평가, 집단의 평균 능력 개선을 위한 선발·도태가 이뤄진 후 우수한 종축 간 계획교배를 통해 후대축이 생산된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후대검정우의 6개월, 12개월, 18개월, 24개월 연간 개량 육량은 각각 1.57, 4.09, 7.20, 8.73kg에 이르며 도체중은 연간 5.71kg이 개량됐다. 
  
 

# 한우씨수소 특별한 관리

한우개량사업소는 현재 총괄, 판매, 종축, 검정, 사양, 병원 등 6개 부서에서 112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본부는 충남 서산 운산면, 분산사업장은 경북 영양 입암면에 있다.

주요 추진사업으로 △한우개량사업(씨수소 개량사업) △한우암소검정사업 △한우육종농가사업 △한우 수정란 생산·공급사업 △가축개량기술교육 등이 있다.

특히 한우씨수소는 철저한 차단방역을 위해 한우개량사업소의 가장 안전한 장소에서 사육되며 본부와 분산사업장에서 연 2회에 거쳐 브루셀라, 우결핵, 구제역, 요네, 소 백혈병 등을 검진한다. 체중측정, 임상관찰 모니터링 등 개체관리가 이뤄지며 부제병,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관리도 실시된다.

사료 또한 주문 사료가 급여되는데 농후사료는 씨수소 맞춤형 전용 배합비를 적용하고 조사료는 오차드글라스, 톨페스큐 혼합 목초를 급여한다.

첨가사료는 비타민, 미광량물질, 효모제 혼합체제다.

냉동정액 공급은 정액채취 후 정자 수 계산, 성상검사, 정액희석, 스트로우인쇄, 분주·봉함, 동결보관, 공급 등의 단계를 거친다. 

한우정액은 매월 25일 인터넷 추첨을 통해 연도별 가임암소 마릿수에 따라 한우개량사업소에서 100% 전량 공급한다.

# 유전체 기술 활용 한우개량 가속화

한우개량 가속화 방법은 주로 △선발강도 강화 △유전능력평가 정확도 향상 △유전 표준편차 개선 △세대간격 단축 등이다.

여기에 유전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유전능력평가 정확도가 향상되고 조기선발을 통해 세대 간격 또한 단축할 수 있다. 유전체기술은 2017년 하반기부터 씨수소 선발에 도입됐는데 준비에만 3년이 소요됐다.

유전체 기술을 활용한 후 도입 이전 대비 개량효율이 2배 이상 증대됐으며 개체 간 혈연계수도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송아지 단계에서 유전능력의 예측도 가능해졌다.

한우개량사업소는 2019년 암소 유전체유전능력 평가시스템을 구축한데 이어 지난해 약 3만여 마리의 유전체유전능력평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향후 유전체기술은 선천성 질병 관련 유전자 분석, 사산·유산 등 번식장애 예방, 모색유전자 탐색 등 품종 정의, 수입육 판별 기술 등에 적용될 전망이다.

한우개량사업소 관계자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개량을 통해 생체중(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육량) 개선으로 매년 2000억 원 정도의 농가 소득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씨수소별 혈통, 유전능력, 근친씨수소 내역, 정액 인터넷 신청방법 등을 안내책자로 제작해 지자체, 축산관련기관, 지역축협, 인공수정사, 양축농가 등에 배부하고 한우개량사업소 홈페이지에도 게시하고 있으니 농가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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