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 정책에서 정부가 놓친 부분 선제적으로 보고 미리 준비할 것”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1978년 설립된 이후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종합적인 연구를 수행하며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 농경연은 국내 유일의 농정 분야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우리나라 농정 연구를 위한 핵심 두뇌가 모여있는 곳이다.

지난 4월 제16대 농경연 수장으로 부임한 한두봉 원장은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농경연이 세계적인 농정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윤석열 정부의 ‘농업의 미래산업화’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포함해 다양한 혁신을 시행하고 있다.

한 원장으로부터 농경연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30년만에 농경연에 돌아온 소감은.

“1983년 농경연에 입사해 1994년까지 근무했으니 29년 만에 돌아온 셈이다. 29년 동안 떨어져 있었지만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로서 한국농업경제학회와 한국농식품정책학회 회장을 맡는 등 우리 농업·농촌·식품 정책과 관련한 연구와 정책 자문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와 누구보다도 농경연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원장으로 취임하기 전 외부에서 보기에 농경연은 안정적이지만 급변하는 농정 여건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다. 이에 농정 현안에 대해 더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취임 후에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업·농촌은 복잡한 세계 정세와 맞물려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농경연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며 나 역시 원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농경연 변화의 선두에 서고자 한다.”

# 취임이후 두 달 만에 연구 분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의 의미와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취임 이후 농경연이 국정과제와 농정 현안에 대해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추진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 첫걸음이 지난달 시행한 연구 분야 조직개편이다.

조직개편은 연구자들의 연구 능력을 제고하고 연구 분야를 확장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분야와 갈등이 있는 분야에 연구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으면 적절히 배치하고 농업경제, 농촌사회·복지, 산림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협력할 수 있도록 재편했다.

조직개편과 더불어 단행한 인사도 직급과 직책을 분리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직급과 상관없이 혁신을 이끌 인물을 연구본부장으로 선임하는 등 나이와 성별에 차이를 두지 않았다. 실제로 농경연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보직자가 배치됐고 젊은 농경연이 됐다.

이번 개편에서 새로 반려동물복지연구단을 설치한 이유는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고 반려동물 문화 개선과 관련 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연구단에선 반려동물 복지개선, 펫보험, 펫푸드, 펫테크 등 연관산업 육성 방안, 관련법 제정·개선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 정부의 국정과제 뒷받침을 위해 유일한 농업·농촌 국책연구기관으로서 농경연의 역할은.

“농경연의 중요한 역할은 농림축산식품 정책에서 정부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보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는 농업 부문을 다시 성장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농업뿐만 아니라 농식품 시스템 전반에 걸친 혁신과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농경연은 인력수급, 규제개선, 수출전략 수립, 정책수단 발굴 등 우리 농식품산업의 미래성장산업화와 수출산업화를 위한 정책지원에 필요한 정보를 생산하고 정책 담당자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담당하고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농경연은 ‘농식품산업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펫푸드 산업 육성’,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규정 활용방안’, ‘과수 분야 가치사슬 분석을 통한 미래기술 전망 및 신규사업 발굴’ 등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또 농식품산업의 신성장산업화와 수출산업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같은 연구주제를 농경연 경영 목표의 세부 추진과제로 설정했으며 농식품 인력확보 정책지원, 수출확대 전략 수립, 신성장산업화 전략 마련을 위해 2026년까지의 분기별 연구 로드맵을 수립,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농업인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최근 원장 임기 3년간의 경영목표와 전략을 수립했다. 경영목표의 비전은 ‘농업·농촌 정책을 선도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세계적 농정기관’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신속한 국정과제 지원과 미래 핵심 아젠다에 대한 선도적 연구 △정책 실효성과 국민 체감도 제고를 위한 체계 구축 △글로벌 싱크탱크로서의 역량과 위상 제고 △혁신경영을 통한 투명하고 유연한 업무환경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농경연은 더 좋은 연구성과로 농업인을 비롯한 우리 국민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농수축산신문의 독자들도 소중한 의견을 주길 바라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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