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정부의 양파 저율관세할당(TRQ)물량 9만 톤 증량 계획을 비판하며 철회를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들의 성명이 줄을 잇고 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위원장(김제·부안)은 지난 20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양파가격 급등 우려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TRQ 물량 9만 톤을 증량해 이달 말부터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올해산 양파 생산량 실측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양파 재배면적은 1만7986ha, 생산량은 121만 톤으로 지난해 대비 재배면적은 3.8%, 생산량은 6.3%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달 양파 도매가격은 kg당 1292원으로 지난해 1478원보다 약 12% 낮다”며 “정부가 말하는 양파가격 급등 우려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에 따르면 kg당 양파 가격이 수확기(4~7월) 1305원 이상일 경우 상승 주의 단계로 규정하고 국내외 수급상황 모니터링 강화와 경계단계로 진행 시 대응방안 사전검토인데 현재 양파 도매가격은 안정 단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심각 단계에서나 검토 가능한 TRQ 물량 증량 계획을 밝힌 것은 정부가 만든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김승남 의원(더불어민주, 고흥·보성·장흥·강진)과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 나주·화순)도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양파 수입 방침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양파 도매가격은 kg당 1207원으로 지난해 동기 1343원보다 하락했고 조생종양파와 중만생종양파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각각 6.3%와 3.3% 증가하면서 올해 양파생산량은 지난해보다 6.3% 증가한 12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국민의 양파 소비량이 연간 96만 톤이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자급자족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인데 비료, 농약, 면세유, 인건비 등의 인상으로 농가가 시름하는 가운데 정부가 양파 TRQ 수입을 5배 확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정부의 TRQ 수입 추진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로 잦아지는 기상이변과 생산비 폭등으로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고 있는 양파 농가들을 더 짓밟아서는 안 된다”며 “수매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TRQ 수입 방침을 표명하는 것만으로도 양파가격 하락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꼬집었다.

TRQ 증량 철회에서 나아가 농산물 가격과 농가소득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 영암·무안·신안)은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양파 수입 결정은 물가 안정 도모라는 취지와 무색하게 가격하락으로 인한 농업인의 경제적 손실을 가속화시키고 양파 자급률 하락까지 야기할 것”이라며 “양파 가격 폭락과 급등은 정부의 수급조절 실패가 원인인데 국산 양파 가격이 마치 물가 상승의 주범처럼 TRQ 물량 증량으로 물가 안정을 꾀한다는 기획재정부의 논리는 농업인과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 의원은 “양파 TRQ 물량 증량 결정을 철회하고 농업인이 최소한의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의 도입 등 수급 대책이 아닌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농업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지난 7일 ‘제27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양파 TRQ 물량을 9만 톤 증량해 이달 말부터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수입된 물량 2만 톤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김승남 의원실 제공]
[김승남 의원실 제공]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