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농가 10년 만에 가루쌀 재배 도전장
그로모어 농법 성과 '톡톡'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사 경력 만 10년을 꽉 채우고 또다른 10년을 쌓아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청년농업인이 있다. 두건민 케어팜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올해 처음 가루쌀 재배에 도전하며 농사는 하늘의 뜻이 아닌 농업인의 뜻과 손에 달렸다는 것을 증명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최근 전북 군산에서 두 대표를 만나 농업에 대한 그의 소신과 열정을 엿봤다.

두건민 케어팜영농조합법인 대표
두건민 케어팜영농조합법인 대표

 

# 아버지 피해 도망다니면서도 소신 농사로 성과

두건민 대표는 서른이 넘어 느지막이 갖게 된 논에서 자신만의 소신으로 부모와는 결이 다른 농사를 짓고 있다.

부모님이 해온 농사법과 너무 달라 걱정 어린 조언과 함께 욕도 많이 먹었죠. 두 달간 아버지의 눈을 피해 도망다닐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처음에는 손해도 보고 좌충우돌했지만 결국엔 부모님도 제 농사법을 인정하셨어요.”

두 대표는 드문모 심기(소식재배)로 벼를 재배하고 있다. 기존 대비 모판의 수를 3분의1까지 줄여가는 과정에서 부모와 충돌이 컸다. 준비해뒀던 모판이 남아 버려지니 아버지는 이를 손해라 판단했지만 반대로 두 대표는 가능성을 봤다.

이제는 드문모 심기로 높은 성과를 내면서 부모님도 주변에 슬쩍 두 대표의 농법을 추천할 정도다. 불안한 시선을 거두고 어엿한 한 사람의 농업인으로 인정하신 셈이다.

두 대표는 드문모 심기 말고도 간척지에 콩을 심는 일로, 영농조합법인 창고 건립에 거액을 투자한 일로 또 여러 번 부모님을 피해다니면서도 소신껏 농사를 지어왔다부모님의 뜻과는 다른 선택을 해왔지만 늘 새로운 일을 저지를 수 있었던 배경에도 부모님이 있다고 말했다.

 

# 가루쌀 도전에 신젠타의 지원이 큰 도움

두 대표는 최근 또 다른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논 12ha가 가루쌀 채종포단지로 선정되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가루쌀 재배에 뛰어든 것이다. 그는 가루쌀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주변의 여러 전문가와 농업인들에게 최대한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다.

두 대표는 정부의 지원 하에 채종포 단지가 운영되면서 비료 시비 등에 관한 기본 매뉴얼은 있지만 병해충 방제 등은 각자의 방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어 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아무래도 처음 경험해 보는 품종이어서 즉각적인 판단이 서지 않을 때가 많은데 그 때마다 신젠타코리아의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올해 신젠타코리아에 그로모어 농법으로 일관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해 다른 제품들과 함께 그로모어 관련 제품을 일부 지원받아 사용해보면서 재배 기간이 짧고 병해충에 약한 가루쌀 재배에는 그로모어 농법이 제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건민 대표(오른쪽 첫번째)가 신젠타코리아 전경식 제품매니저, 사진식 전북 기술영업팀장, 윤지윤 대외협력팀장과 그로모어 농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두건민 대표(오른쪽 첫번째)가 신젠타코리아 전경식 제품매니저, 사진식 전북 기술영업팀장, 윤지윤 대외협력팀장과 그로모어 농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5월 중순부터 모내기를 시작하는 일반 벼 품종과 달리 가루쌀은 7월 초에 모를 심는다. 다른 품종들이 이미 생육이 많이 진행돼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이 생길 때쯤 뒤늦게 심는 가루쌀은 아직 여려서 병해충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사진식 신젠타코리아 전북 기술영업팀장과도 끊임 없이 의견을 나누며 최적의 재배법과 작물보호 제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두 대표는 드문모 재배에 모판 처리 입제를 사용해도 도열병이나 병해충 피해가 줄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지난해 그로모어를 접하게 됐다관주처리 방식이어서 드문모 심기 시 약제가 농축돼 병해충 관리에 수월했던 점이 떠올라 올해 전면 그로모어 농법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그로모어 농법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청년농업인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제품 지원도 결정적이었다. 제품 가격에 대한 고민이 없었기에 효과에만 초점을 두고 제품을 선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대표는 표면적인 제품 가격만 보면 그로모어가 더 비용 부담이 크게 느껴져서 아마 개인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선뜻 선택하기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신젠타코리아에서 12ha400만 원 이상의 제품을 지원해줘서 좋은 제품을 써 볼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지난해에 그로모어 농법의 성과를 일부 확인했지만 올해도 좋은 성과가 나온다면 내년부터는 직접 제품을 구매해 꾸준히 사용해 볼 생각이라고 웃어보였다.

가루쌀 품종인 바로미2를 재배 중인 논에서 두건민 대표와 사진식 팀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가루쌀 품종인 바로미2를 재배 중인 논에서 두건민 대표와 사진식 팀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그로모어, 비용 부담 크다는 건 오해

두 대표가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표면적인 제품 가격이라고 강조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단위 면적당 제품 가격은 일반 모판 처리 제품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지만 효과나 지속성 측면에서 월등해 추가적인 방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판 수에 따라 사용량이 좌우되는 입제와 달리 그로모어 농법은 단위 면적당 투입량이 산정되기 때문에 재배 면적이 넓고 모판의 수가 많아질수록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앙 직전 살충·살균·작물활성제 등을 처리하기 때문에 본답에서의 방제 효과도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두 대표는 우리 논이 가루쌀에 그로모어 농법을 적용한 첫 번째 농가인 만큼 그로모어 농법의 성과에 대한 지표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농사에 임하고 있다올해 좋은 성과가 도출돼 농업인들이 영농 활동에 대한 부담감과 고민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질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농업인들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두 대표 농장을 현장 방문한 윤지윤 신젠타코리아 대외협력 팀장은 청년농업인 네트워크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원사업을 이어가려 한다더 많은 청년농업인들이 우리의 제품을 접하고 건강한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지원 방안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Interview] 사진식 신젠타코리아 전북 기술영업팀장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
청년농업인과 교류의 장 늘어나길

청년농업인들과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의지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생겼다는 게 가장 좋습니다. 저희도 청년농업인들을 통해 배우는 게 정말 많거든요.”

사진식 신젠타코리아 전북 기술영업팀장은 지난해 12명에 이어 올해 2기 청년농업인 3명을 밀착 담당하고 있다.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일들은 조금 더 늘어났지만 사 팀장은 자신의 업무에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다.

사 팀장은 본사에서는 청년농업인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멘토와 멘티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사실상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의 개념으로 활동하고 있다청년농업인들은 작물보호제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취득하고 우리는 가까이에서 현장의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아버지 세대가 여러 주변의 조언에 대해 수용적이었다면 요즘의 젊은 농업인들은 본인의 영농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직접 비교·분석하며 능동적으로 판단한다농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농업인들과 같이 교류할 수 있는 이런 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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