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원유가격 인상을 앞두고 유업계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인상된 원유기본가격이 적용되지만 물가 안정의 이유로 정부에서는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생산자와 유업체의 협상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음용유용 원유기본가격이 리터당 88원 오른 1084원, 가공유용 원유기본가격이 리터당 87원 오른 887원으로 책정된다. 

이에 따라 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도 다음달 1일부터 제품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 1리터 출고가는 대형마트 기준 3% 인상하기로 했으며 편의점 출고가는 4.9% 올리기로 했다. 인상률이 반영되면 대형마트 소비자가격은 2900원 후반대, 편의점에서는 3200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토핑형 발효유 제품인 ‘비요뜨’의 납품가격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그동안 내부 경영과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 상승분을 상쇄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꾀했으나 전기료, 인건비, 부자재 가격 상승 등 다양한 납품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 상황이다”라며 “정부의 물가 안정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납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로 해 대형마트에서는 나100%우유 1리터 제품이 2900원 후반대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요뜨의 경우 인상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납품 가격을 편의점과 추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나100%우유 1리터 판매가격은 대형마트에서 2890원 수준이다. 편의점에서는 대형마트보다 높은 3050원 수준에 책정됐다. 편의점은 소규모 자영업자가 24시간 운영하고 수시로 1+1이나 2+1 등의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특성이 있어 일반적인 유통경로보다 판매가격이 높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잦은 할인행사 진행으로 실제 소비자 부담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에서도 가격 인상 시점과 인상폭을 결정하기 위해 심도 있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원유가격이 다음달부터 인상이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은 없다”며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최소한의 폭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물가 인상으로 인한 국민들의 염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 수준과 시기를 다각도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유가공업체 10여 곳을 불러 유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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