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식품외식산업 트렌드 '헬스 앤 웰니스'

[농수축산신문=박세준·김신지 기자]

‘2024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가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주관으로 지난 15~16일,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됐다.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이번 전망대회는 내년 국내외 식품·외식산업의 동향과 트렌드를 전망하고 경영전략을 공유하는 등 업계인간 소통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 발표된 내년 식품산업 전망과 트렌드를 살펴봤다.

 

# 내년 식품산업규모 153조 원 전망, 안정적 원재료 조달이 관건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통계분석을 통한 식품산업의 현황과 미래’ 발표에서 올해 음식료품제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12.4% 성장한 148조 원으로 추산되며 내년에도 성장률 3.3%, 153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올해의 두 자릿수 성장률은 고물가의 영향이 커서 물가상승의 영향을 감안한 실질성장률은 이보단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식품산업의 수출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올해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88억2000만 달러보다 5.4% 증가한 93억 달러, 수산식품을 포함하면 13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다. 올해 수출금액 상위품목을 살펴보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라면과 김이 1·2등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그 뒤를 음료, 참치, 커피조제품, 인삼류 등이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식품업계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의 어려움과 요구되는 정부 정책방향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관리자들은 올해 경영에서 △원재료 구입 가격 △인건비 부담을 제외한 현장직 근로자 고용 자체의 어려움 △제품 소비자가격 인상에 대한 사회적 부담감 △높은 인건비 △높은 달러 환율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에 식품산업의 미래성장을 위한 정부 정책 대응도 응답자의 40.0%가 ‘안정적 원재료 조달을 위한 대내외 환경 조성·지원’을 1순위로 요구했으며 뒤이어 ‘해외시장 진출 확대·개척 지원’(20.0%), ‘첨단기술·푸드테크 분야 선점 지원’(16.3%), ‘식품안전 관련 국내·외 소비자 신뢰 강화’(14.4%) 등이 요구됐다.
 

한편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쿠팡의 지배력이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며 공고해진 점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업체별 앱 사용시간에 따른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쿠팡은 2019년에는 32%를 차지해 2위 11번가(16%)와 두 배 차이 났으나 올해에는 53%를 기록, 2위 지마켓의 6%보다 9배 가까운 격차를 나타냈다.

 

# 내년 식품외식산업 트렌드는 ‘헬스 앤 웰니스’
 

내년도 식품외식산업 트렌드의 중심이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사회적 건강까지 챙기는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푸드트렌드 2024’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몇 년 전부터 H&W가 식품외식산업 시장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었는데 최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H&W 관련 제품으로 급격하게 변화했다”며 “글로벌 H&W 시장은 2020년 7331억 달러에서 2026년 1조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W 트렌드는 간편식, 면류·음료 시장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교수는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은 편리하면서도 건강한 ‘제대로 된 한끼’를 원하기 때문에 간편식 시장의 성장도 이에 맞춰 가속화될 것”이라 전했다.
 

실제로 서울대 푸드비즈랩에서 조사한 간편식 신제품 시장 동향에 따르면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의 함량을 높인 제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탄고지, 비건, 식물성·유기농 원료 가공식품, 인공첨가물 제외, 저탄소, 동물복지, 재활용이 가능한 패키지 등 가치소비를 중점에 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H&W와 편의성이 합쳐진 간편식 제품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면류·음료 시장에 대해서도 문 교수는 “H&W에 대한 관심은 대체소재 면류와 음료시장까지 바꾸고 있다”며 “이는 단백질이 강화된 콩면, 두부면과 칼로리가 낮은 메밀, 퀴노아, 귀리 등 기타 곡류를 이용한 면, 해조류면 등의 제품과 칼로리 제로 탄산음료, 단백질 음료 등의 제품 소비증가를 예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윤효정 CJ제일제당 상무도 ‘식품 신소재 현황과 미래’ 발표에서 H&W 트렌드의 세계적 흐름을 재확인했다.
 

윤 상무는 “폴푸드마켓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 식품외식산업의 트렌드는 △식물성 기반 제품 △카카오 원물 △메밀 원료 △식물기반 해산물 △물 보전·재생농업 제품 △다양한 매운맛 △여성건강 △카페인 제품의 다양화 등 H&W 기반의 제품 열 가지”라며 “H&W 관련 시장은 국내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가치소비, 지속가능성, 업사이클링 등이 대세”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이 하는 행동으로 지구를 살릴 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세대가 많아지면서 최근 몇 년 전부터 H&W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며 “CJ제일제당도 이 같은 트렌드 중 하나인 식물성 식품산업을 본격화함으로써 2025년까지 매출 2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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