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엔티는 유통뿐 아니라 생산과 재배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물의 수직계열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경작되지 않는 임야를 임대해 공유농장으로 활용, 입주자와 산주, 상품을 공급받는 엔티까지 모두가 이익을 거두는 상생 환경을 조성했다.

푸드테크(FoodTech)란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등의 첨단기술이 식품의 가공, 유통, 소비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적용돼 식품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소비자의 만족을 높여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엔티는 그동안 오프라인상에서만 이뤄져 왔던 나물 유통을 온라인 플랫폼 나물투데이를 통해 온라인화하고 제철나물 추천, 나물손질, 정기구독 등 나물 유통과 소비에 관련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우리 나물의 맛과 우수성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엔티를 소개한다.

 

# 나물에 진심인 청년, 소비자의 불편 해결로 대박

서재호 대표는 엔티에 대해 우리는 나물 생산과 소비에 관한 모든 것을 수직계열화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며 나물 생산·소비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것들을 개선해 서비스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생산과 소비할 수 있게끔 하는 걸 목표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모가 경기 광명시장에서 운영하던 나물 가게를 지켜보며 자랐던 서 대표는 2013년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광명시장에서 나물 유통업을 시작했다. 사실 서 대표는 이전에도 다른 분야에서 창업을 4번이나 해본 창업가였다. 하지만 결국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소비자의 불편함을 개선해 한 명이라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업을 하자는 깨달음을 얻어 자신이 오랫동안 지켜보고 익숙했던 나물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서 대표와 동업자들은 광명시장에서 4년간 나물 전문 매장을 운영하며 소비자들의 요구와 불만을 잘 관찰해 소비자들이 제철나물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과 데치기 등 나물 손질 과정을 귀찮아한다는 점을 발견, 제철나물 추천 서비스와 나물 가공 서비스를 개발·제공해 가게 방문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제철나물 추천과 가공 서비스는 지금도 나물투데이의 근간이 되는 서비스다.

매출액이 수억 원대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서비스 범위는 광명시장을 넘지 못했다. 더 큰 시장을 바라본 서 대표는 2017년 주식회사 엔티와 생산법인 나물투데이를 설립, 본격적으로 나물투데이를 이용한 나물 온라인 유통업을 전국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서 대표는 광명시 인구가 약 30만 명인데 이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전국 단위로 확대하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처음에는 누가 나물을 온라인으로 사먹냐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조금씩 온라인 유통을 시작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사무실도 따로 얻고 또 성장해서 공장을 개설하는 등 단계별로 시작해서 오늘날 연매출 56억 원의 엔티까지 이른 것이라고 전했다.

엔티는 나물 소비에서의 온라인화라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 2017년 산림분야 ICBMA(사물인터넷·클라우드·디지털데이터·모바일·인공지능) 한국임업진흥원장상, 2020년 농식품창업경진대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2021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등을 수상했다.

 

# 나물, 나물투데이에서 생산부터 소비까지

엔티는 제철나물을 데쳐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로 소비자의 호평을 얻고 있다.

엔티와 나물투데이의 성공비결로 서 대표는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을 꼽았다. 농식품 소비에서 불편한 점을 필요한 기술로 해결한다는 푸드테크의 본질에 맞닿아 있는 경영철학이다. 그러면서 쿠팡, 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 각종 백화점, 현대투홈 등과도 나물 파트너 계약을 맺을 만큼 나물 품질도 우수하게 유지하고 있다.

나물투데이가 제공하는 나물 추천 서비스는 나물 소비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 높은 나물 품질로 호평 받고 있다. 서 대표는 가장 잘 나가는 나물은 곧 우리가 추천하는 나물이라며 사과철에는 사과를 먹고 싶어하고 방어철에는 방어를 먹고 싶어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은 어떤 특정 나물보다도 제철나물을 가장 먹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추천만 하지 않고 소비자의 선택과 조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제철 나물을 데쳐서 주 1회 혹은 월 1회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호평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나물 조리법을 직접 누리집과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는 것도 소비자의 나물 소비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다.

엔티는 유통뿐 아니라 생산과 재배에도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나물의 수직계열화를 지향하고 있다.

서 대표는 이제까지 소비자가 나물을 소비할 때 느끼는 불편함에 대응해서 사업을 했지만 알고보니 생산자도 나물 생산에 불편한 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종묘, 재배, 출하방법 등에서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안정적으로 나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티의 나물 수직계열화는 지속가능한 임업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는 매년 임산물 생산이 줄면서 물건이 없어 못 파는 경우도 많았다앞으로 나물 생산을 선도하는 사람이 없으면 큰일나겠다, 우리가 해야겠다고 생각해 공유농장 사업으로 생산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공유농장 사업은 경영되지 않고 있는 임야 등을 임대한 뒤 재배희망자, 주말농장 희망자 등을 중개해 공유농장에서 나물을 재배하고 팔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서 대표는 국토의 60%가 임야지만 임야 활용은 잘 안되고 있다공유농장 입주자는 나물 재배를 통해 부수익을 올릴 수 있고 산주들은 산의 가치가 상승해 모두에게 좋다고 말했다.

엔티도 공유농장을 통해 1년에 최소 10억 원 규모의 나물을 수급받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으며 동시에 나물 재배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스마트팜을 통한 나물생산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엔티는 공유농장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나물 재배 솔루션도 개발, 강원 횡성·영월·홍천, 충북 충주 등 165289(5만 평) 규모 농장에서 고사리, 두릅 등의 실증재배도 거쳤다.

 

# 우리 민족 고유의 식문화 나물, 세계화에 앞장설 것

엔티는 데친 나물을 미국 등지에 수출하는 등 우리 나물의 세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채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성장하면서 우리 민족 고유의 식문화인 나물이 충분히 세계 채식주의자들의 입맛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채식인연맹(IVU)에 따르면 전 세계 채식인구는 약 18000만 명에 이른다.

또 중국 등 다른 나라처럼 소금에 절이거나 기름에 볶거나 튀기지 않으면서 전통 양념으로 채소 본연의 맛을 살려 맛과 건강 모두 잡은 채소 요리라는 점도 세계 시장에서 우리 나물이 주목받는 이유다.

실제로 미국, 일본, 호주 등지에 국산 취나물은 261.81148954달러, 고려엉겅퀴(곤드레)는 지난해 17.8212691달러를 수출하는 등 국산 나물은 세계인의 식탁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엔티도 이같은 흐름을 타고 봄나물 위주로 적극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나아가 엔티는 종자·묘목, 재배, 가공, 유통 등에 대한 수직계열화 작업과 연구가 완료되면 해외에서 나물 생산에서부터 유통까지 현지화를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에게 푸드테크 산업이란] 서재호 엔티 대표

서재호 ㈜엔티 대표

푸드테크는 농산업을 포함한 전반전인 산업에 테크를 붙인 사업이다. 푸드테크가 우리나라의 농식품 분야의 농업인도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될수 있도록 정부와 스타트업 모두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나물 분야에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나물투데이를 더욱 알려 나물을 비롯한 임산물 분야에도 스타트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고 그중에서도 나물투데이가 대표적인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 기사는 FTA 교육홍보사업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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