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국식품유통학회, 2023 동계학술대회

안정적 판로 개척 위해
수출협의회·글로벌 브랜드 육성
유통인 의식개선 교육도 필요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한국식품유통학회는 지난 15일 농촌진흥청에서 ‘2023 동계학술대회’를 개최, 식품유통학회 회원을 비롯해 농식품 관련 학계·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농식품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식품유통학회는 지난 15일 농촌진흥청에서 ‘2023 동계학술대회’를 개최, 식품유통학회 회원을 비롯해 농식품 관련 학계·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농식품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올해부터 농식품 수출물류비 보조금 지원이 폐지됨에 따라 농식품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기민하고 철저한 대응이 요구되는 가운데 현지 신시장 개척을 최우선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식품유통학회는 지난 15일 농촌진흥청에서 ‘2023 동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식품유통학회 회원을 비롯해 농식품 관련 학계·업계 관계자들이 참석,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홍우진 전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가 발표한 계층분석과정(AHP) 활용 수출물류비 폐지 대응정책 우선순위 분석은 정부가 농식품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실제 성과도 나오고 있지만 올해부터 수출물류비 지원 불가라는 악재가 발생함에 따라 시의성 있는 연구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정부는 2027년까지 농산업 분야 수출액을 230억 달러로 성장시킨다는 케이-푸드플러스(K-Food+) 수출 확대 전략을 수립했으며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2022년보다 3% 상승한 916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2015년 결의된 세계무역기구(WTO) 10차 각료회의 결과에 따라 수출물류비 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농식품 수출에 적색등이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 연구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물류비 보조금은 집하운송비, 선별·포장 인건비, 포장재비 등으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515억 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180억 원 등 총 695억여 원이 지원됐다.

이에 홍 연구사는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 우선순위를 주제로 농식품 수출 유관기관 소속 전문가 16, 농식품 수출업체 관계자 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지 신시장 개척이 가중치 0.7562로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혔다. 더불어 연구개발(0.5081)’, ‘수출자원 고도화(0.4919)’, ‘유통관리(0.2438)’ 등이 뒤따랐다.

정책의 세부 지원방안에서도 신시장 개척에 포함된 바이어 발굴·초청’, ‘해외 판촉행사 지원’, ‘박람회 참가 지원순으로 종합평가에서 가장 높은 가중치를 받아 해외시장 공략이 농식품 수출 확대의 중요한 요소임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홍 연구사는 기존의 농식품 수출물류비 보조금 지원은 생산자와 수출업자가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정책이었다전문가들과 수출업자 모두 수출 확대를 위해 몸소 체감할 수 있고 즉각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먼저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조사 결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중치가 나왔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수출판로 개척을 위해서는 수출협의회 육성’, ‘글로벌 브랜드 육성과 더불어 수출 유통인의 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 등도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정준호 농협경제연구소 박사는 농식품 수출 현장에서는 수출업체와 현지 수입업체, 1·2차 밴더를 거쳐서야 소매점에 상품이 이르러 유통단계가 복잡한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실제 수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더 현장감 있게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농산물 유통 구조 현황을 살펴보고 국내 농산물 유통에 주는 시사점을 찾아본 발표도 눈길을 끌었다.

주림 상하이전기대 교수와 김창환 농진청 농업연구사가 연구한 중국 신선농산물 공급망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은 농업 생산 조건을 지속해서 개선해 농업 인프라가 구축된 관개면적이 2021년 기준 약 7000ha에 달하며 농기계 보급에 힘써 농업 기계화 비율도 71%에 이르렀다.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농업 생산 부문의 경쟁력이 확보됨에 따라 비용 문제 등이 제기되는 여러 단계의 도매상을 거치는 전통적 농산물 유통 구조에서 탈피, 다양한 소매 형태와 전자상거래 등이 도입되고 있다.

김 연구사는 특히 중국의 농산물 전자상거래는 특정 산지와 계약재배를 통해 폐쇄적 형태로 농산물을 확보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폐쇄적 공급은 계약한 산지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거나 계약이 틀어질 경우의 위험은 있지만 생산자는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하고 판매자도 사전 조율과 관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의 농산물을 공급받을 뿐만 아니라 물류·저장의 효율성도 높은 장점이 있다는 게 김 연구사의 설명이다.

따라서 김 연구사는 쿠팡으로 대표되는 국내 전자상거래에서 현재 대부분의 농산물은 개방형 오픈마켓으로 거래되고 있다향후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들이 국내 물류망을 완성하고 틀어쥔 상태에서 중국과 같이 폐쇄형 공급망 형태로 산지를 관리하고 물건을 유통하기 시작하면 기존의 농산물 유통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품유통학회는 이날 학술대회에 이어 정기총회를 진행, 임기를 마친 이종인 회장에 이어 정원호 부산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를 제25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정 신임회장의 임기는 2026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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