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하에 전략적 접근과 동시에
더 많은 참여자들 유입시켜
연구 확장성 꾀하려는 노력 동반돼야

큰 자본 투입 불가피
내수 시장 벗어나 수출까지 염두 두고
연구개발 이뤄져야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작물보호제 수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103.2%) 성장한 4억9900만 달러(약 6487억 원)를 기록했다. 팜한농의 신물질 비선택성 제초제 ‘테라도’가 남미 시장 개척 등으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이 주효했다. 

잘 만든 신물질 원제 하나로 고무적 성과를 내자 정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수출전략형 신작물보호제 기반기술 개발 지원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을 신규 편성하는 등 지원 확대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신물질을 개발하고 세계 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작물보호제 하나를 만들어내기까지는 녹록지 않은 과정들이 산재해 있다. 이에 우리나라 작물보호제 신물질 개발 여건과 한계,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희망은 있다

# 연구 확장성 확보도 중요 과제

결과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없이는 국내의 신물질 작물보호제 원제 개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정부 주도 하에 전략적으로 접근하되 과거와는 다르게 동시에 더 많은 참여자들을 끌어들여 연구 확장성을 꾀하려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작물보호제 개발은 크게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탐색 과정인 '디스커버리(Discovery)'와 제품개발 과정인 '디벨롭먼트(Development)'로 나뉜다. 먼저 디스커버리 단계에선 후보물질로 가기 전 단계인 '얼리디스커버리(Early Discovery)'의 확장 필요성이 언급된다.

김용환 전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산학협력 교수는 국내 농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성공을 담보할 수 없더라도 많은 참여자들이 연구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연구 과정의 뒷단계에만 정부 지원의 문을 열어두면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제한된 기업들만 참여할 수 있지만 앞단계까지 활짝 열면 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상업화를 포함하는 디벨롭먼트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기업들에게 참여통로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고영관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디스커버리 단계에선 물질 하나당 연간 50억 원, 디벨롭먼트 단계에선 200~300억 원이 든다디스커버리는 정부 지원이 있어 그나마도 숨통이 트이지만 디벨롭먼트에선 독성시험, 환경독성 검증, 환경영향평가 등 여러 항목에 큰 돈이 들지만 지원이 거의 없어 참여 의지가 있는 기업들도 뛰어들지 못하는 영역이 됐다며 일부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테라도의 성공을 보고 한국화학연구원에도 후보물질의 상업화에 열의를 갖고 문의하는 기업들이 있다안타깝게도 대부분 투자 여력이 안돼 실제 상업화는 어려운데, 이런 기업들에게도 참여 기회가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치열한 고민·전략적 접근 필요

큰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내수 시장을 벗어나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업계에선 이를 위해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병찬 동방아그로 마케팅팀 차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눈길을 끌려면 효과가 월등하거나 신규 계통이어서 그 영역에선 없는 제품이거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특장점이 있어야 한다며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환 교수도 테라도가 시장의 요구(needs,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미국, 호주, 브라질 등을 공략한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신물질을 개발한다는 건 지금 시장에 나온 제품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10년 후에 나올 제품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산업계의 지원과 관심도 당부했다.

고영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한국화학연구원은 팜한농에 옥수수, 밀 등에 적용 가능한 신물질 제초제 기술을 이전했고 몇 년 이내에 제2의 테라도가 또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우리도 세계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경험을 쌓았으니 앞으로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산업계도 관심을 가지면 제2, 3의 테라도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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