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건강한 국가를 만들어가는데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대한수의사회는 공공 동물병원 개설,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항목 확대에 대응하는 한편 총선공약으로 반려동물 복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동물병원, 농장동물 관리강화를 통한 안전 K-축산 육성, 동물질병 관리 통합 기관 신설 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지난 22일 전문지기자 간담회를 갖고 대한수의사회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 설명과 제23차 아시아·태평양 수의사회 총회(FAVA Congress 2024) 개최 계획, 4.10 총선 공약 등을 공개했다.

# 공공 동물병원 개설 보단 지역 수의사회 등과 협의 필요

최근 현안 중 하나인 시·군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설하는 동물보건소 유사 동물병원(이하 동물보건소)이 증가하고 있다. 지자체 단체장 등이 공약성으로 동물병원을 개설해 유기동물, 장애인·수급자·65세 이상 독거노인 대상 등 특정계층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반려동물을 진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수의사회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기초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수의사법 제21(공수의)에 따라 동물진료 업무의 적정을 기하기 위해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수의사를 위촉, 광견병 백신 접종 등 인수공통감염병 예방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업무가 중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수의사회는 담양군 반려유기동물공공진료소에 공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허주형 회장은 세금낭비를 유발하는 포퓰리즘성 동물보건소 추진보다는 해당 지역 수의사회 등과 협의해 특정 대상의 동물을 진료하거나 특정 업무만 수행하는 방식으로 건의했다고 밝혔다.

# 진료비용 게시 확대에 반대

허 회장은 또 다른 현안인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항목 확대 대응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게시된 진료비용에 대한 조사가 지난해에 처음 시행되는 등 아직 진료비용 게시에 대한 정책적 효과 분석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진료비용 게시는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수의사회의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에서 지난해 89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발표 등을 통해 현재 진료비 게시항목 11종을 20종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관계기관의 의견을 조회했는데 수의사회는 지난 4일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한편 수의사법 시행에 따라 지난해 15일부터(수의사 1명인 동물병원은 올 들어 지난 15일부터) 동물병원(출장진료전문병원 제외)에선 진찰, 입원, 예방접종, 검사 등 농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진료업의 행위에 대한 진료비용을 게시해야 하며, 수술 등 중대 진료에 대한 설명과 진료비용 고지 의무가 시행돼 위반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 ‘FAVA Congress 2024’ 개최 준비

허 회장은 대전컨벤션센터 일원에서 오는 1025일부터 27일까지 개최하는 23차 아시아·태평양 수의사회 총회(FAVA Congress 2024)’를 성공리에 개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FAVA Congress 2024는 소동물, 산업동물, 공중보건 교육(수의학), -헬스(One-Health), 동물보건사, 특강 등 프로그램을 마련, 3500명이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약 120개 부스가 참여하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건강하게

허 회장은 반려동물 의료체계 기반이 부족하고 제도적으로 동물의료서비스에 대한 공공성이 인정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들어 동물복지를 위한 동물의료전달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물의료정책 전담 조직을 신설,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동물의료정책을 담당하는 등 정부조직 강화가 필요하다수의사법 전면개정과 동물의료기본법을 제정해 동물의료제도를 체계화하고 수의사·보호자·동물 사이의 신뢰관계(VCPR) 구축을 제도화해 수의사의 책임성과 적절한 의료를 받을 동물의 권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동물의료서비스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약사법을 개정해 수의사처방 강화로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동물의료진흥원을 설립, 의료의 기준과 의료분쟁 및 의료서비스 진흥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으로 발생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과 관련해 초기진단과 대응 등이 부실해 국가 경제와 축산업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봉쇄 방역에서 상생·소통방역으로 패러다임 전환, 농장전담수의사제도 도입과 농장거점동물병원 신설로 국내 축산물의 고급화·세계화를 꾀하는 ‘K-축산육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 조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낙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향고양이) 등을 비롯해 전체 감염병의 60% 이상이 동물에게 시작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국민건강에 큰 위협을 끼치고 있어 동물질병 극복에 적극 나서기 위해선 동물질병관리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한편, 허주형 회장은 대한수의사회 첫 직선제 회장으로 2020년 3월 제26대에 이어 지난해 3월 제27대 회장에 취임해 3년 임기를 보내고 있다. 수의사회는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총면허자 2만2806명 중 현업종사자는 62.4%인 1만4234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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