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가상축산 시설로 'K-AI' 축산 선도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전남 순천의 대표적인 양돈장으로 1985년부터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에코팜(주).
에코팜은 현재 3만9600㎡의 부지(1만2000평), 축사면적 약 7431㎡(2252평)에서 80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여기에 비료생산업에 등록된 퇴비화시설 2970㎡(900평)도 보유 중이다.
또한 국책연구사업인 ‘축산질병 예방 및 통제관리를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안전축사 기술·개발' 사업지로 선정돼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가상축산(현실의 돼지농장과 일치하는 가상의 농장 구현)을 구현한 농장이다.
양돈농가들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에코팜을 다녀왔다.
# 노하우에 최신기술 접목 부가가치 UP
에코팜의 시작은 김선일 대표이사의 아버지가 공직에서 퇴직한 후 고향에 양돈장을 건설하면서부터다. 이후 김 대표가 서울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27세의 나이에 양돈업에 뛰어들어 대를 이었고 지난해 모돈마리당연간출하마릿수(MSY)가 28.5마리를 기록하며 최상위 양돈장으로 거듭났다.
김 대표가 처음 일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에는 전체 사육마릿수가 2500마리 정도였지만 현재는 8000마리로 늘어나며 순천지역을 대표하는 양돈장으로 손꼽히게 됐다.
2004년 농장 생산성이 상위 3%인 MSY 25.9마리, 농장사료 요구율 2.96을 실현했지만 사육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축산 질병과 냄새 등의 문제가 꾸준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에코팜 관계자들의 고민이 많았던 2018년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서울대학교,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 ㈜엘시스, 나노웹비즈(주) 등이 참여하는 국책연구사업 사업지로 선정되며 생육 환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됐으며 연구사업비 150억 원이 투입됐다. 뿐만아니라 축산업 대상 재생에너지 융합시스템 개발·실증 등의 사업도 2019~2022년 진행되며 최신기술이 도입된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국책사업을 통해 자돈사 냄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설비와 솔루션이 5년 동안 진행된 결과 근본적으로 축사 냄새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또한 현실의 돼지농장과 일치하는 가상의 농장을 디지털 안에 구현함으로써 환기, 온도, 습도 등 돼지사육 제반 여건을 변화시켰다.
김 대표는 “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 가상축산 시설을 통해 축사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며 “에코팜은 대한민국 최고의 생산성을 기록하는 농장이자 현재까지 3000만 건의 데이터와 50만 시간의 영상을 바탕으로 K-인공지능(AI) 축산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생산비 어려움을 사료 전환으로
에코팜은 2017년 기존의 유기질 비료 공장을 밀고 그 부지에 양돈장을 확장했다. 당시 120억~130억 원의 금액이 투입됐으며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육 부담으로 다가왔다. 출하한 돼지들의 등급이 잘 나왔음에도 부채는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생산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비를 줄이기 위해 농장 운영 이래 처음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사료를 농협사료로 바꿨다.
김 대표는 “다른 사료보다 가격이 저렴한 농협사료를 쓰면 출하일령이 늦춰지고 사료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양돈인들이 많아 그동안 농협사료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다”며 “25년째 농장의 컨설팅을 맡고 있는 전문가도 양돈농가 사이에서 돌고 있는 농협사료 관련 얘기는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에코팜이 농협사료로 사료를 바꾼 것은 지난해 8월부터로 아직까지 사료를 바꾼지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사실은 출하일령이 기존 사료를 사용했을 때보다 단축됐다는 것”이라며 “사료비에 대한 부담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사료 효율도 높아 사료를 바꾼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에코팜에서는 올해까지 농협사료를 사용 후 변화 등을 분석해 양돈농가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