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공품 가격 경쟁력 위해 원유 계획생산 체계 갖추어야”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한국유가공협회는 낙농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어 처음 회장직을 맡은 지난 3년간 미흡하나마 낙농 제도 개선을 위해 매진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앞으로도 낙농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낙농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월 협회 회의실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14대 회장으로 연임된 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유가공업계의 권익 보호를 위해 낙농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유가공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가운데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국내 유가공업계의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 회장을 만나봤다.

# 해외로 뻗어나가는 조제분유

“국내 유가공품 수출품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제품이 조제분유입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가장 큰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성분 등록, 제조공장 조사 등 수출을 위한 조건이 까다로워졌어요. 이내 중국시장의 조제분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자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2월부터 국내 유가공업체들은 중국의 수출규제 강화로 변경된 배합비를 중국 정부에 등록해야만 조제분유의 수출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국내 유가공업체들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 판로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시장에서 판매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수출시장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조제분유, 이유식 등은 신뢰도 있는 고품질의 제품이라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 국내 낙농산업, 계획생산 체계로 가야

“국내 유가공품들의 가격 경쟁력을 위해선 앞으로 우리나라 낙농산업이 계획생산 체계로 바뀌어야 합니다. 높은 생산비로 인해 원유 가격 또한 높아져 유가공품들의 가격은 수입 제품들과 비교하면 경쟁력을 갖기 힘든 수준입니다.”

이 회장은 유가공업계가 처해 있는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계획생산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가공업체들이 먼저 수요량을 제출하면 생산농가들이 이에 맞춰 공급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국내 유가공업체들의 부담을 줄이고 국내 유가공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용도별차등가격제를 도입했지만 음용유용으로 사용되는 원유량보다 많은 195만 톤을 음용유용으로 구매하고 있어 잉여 원유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생산농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쿼터보다 수요량이 적기 때문에 유업체들은 재정적으로 많은 압박을 느끼고 있어요.”

그는 이와 더불어 2026년 무관세로 수입될 유제품에 대한 대비책 또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년 예정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수입 유제품들이 무관세로 우리나라로 들어올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국내 유가공업체들의 생산성 극대화와 함께 원유 생산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합니다.”

이 회장은 국내 낙농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앞으로 생산자와 유가공업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생산비로 힘든 낙농가와 비싼 원유로 유가공품을 만드는 유가공업체 모두 힘든 상황에서 서로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부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