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지난 1일 방문한 노은도매시장 경매장은 오후 1시가 넘은 시간에도 소매 판매를 위한 농산물이 가득했다.
지난 1일 방문한 노은도매시장 경매장은 오후 1시가 넘은 시간에도 소매 판매를 위한 농산물이 가득했다.

하역장이고 경매장이고 온갖 물건이 가득해 이동조차 수월치 않아 농산물을 하차하고 경매하는 하루하루가 고역입니다.”

지난 1일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대전중앙청과의 한 직원은 주변을 둘러보며 한탄했다. 아닌 게 아니라 큼지막하게 적힌 경매장 간판 아래에는 여러 중도매인이 판매하려고 내놓은 상품이 꽉 들어차 있었다.

뒤쪽 하역장의 상태는 더 심각해 보였다. 출하 농산물을 실은 화물차량이 진입해야 하는 도크 주변에도 온갖 물품이 산재했고 하역장 내부 역시 농산물 상자, 파렛트, 이외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했다.

언제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파프리카는 이미 표면이 쭈글쭈글해진 채 방치돼 있었다.
언제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파프리카는 이미 표면이 쭈글쭈글해진 채 방치돼 있었다.

먼지가 잔뜩 쌓인 농산물 상자들 사이에는 언제 출하했는지 알 수 없는 파프리카가 표면이 쭈글쭈글해진 채 방치돼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송성철 대전중앙청과 회장은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업소가 일탈 행위를 하는 중도매인에 대해 행정조치는 하지 않고 행정 권한이 없는 우리에게만 관리의 책임을 물으며 압박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전중앙청과는 지난해 12월 시장관리사업소에 중도매인이 경매장에서 농산물을 적치·판매하고 다듬는 행위를 금지 하역장에 불법적으로 설치한 시설물 철거 경매가 이루어진 날 오후 1시 이후에 농산물 이동 등을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수차례에 걸쳐 중도매인조합에 불법시설물 자진 철거를 요청했지만 요지부동이며 도매법인은 강제적인 권한이 없는 만큼 시장관리사업소에서 행정 처분에 나설 것을 바라고 있다.

노은도매시장의 이 같은 공간 사용 문제는 하루 이틀 지속된 게 아니다. 이미 2019년 대전중앙청과가 시장관리사무소에 중도매인의 불법 시설 철거를 요구하자 오히려 관리사무소에서 대전중앙청과에 시설을 철거하라고 응답한 바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대전시 행정심위원회에까지 넘어갔다.

당시 대전시 행심위는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은 별개의 사업체이며 도매법인에는 행정 권한이 없으므로 불법시설물에 대한 조치가 불가하다고 주문했다.

경매장 뒤쪽 하역 공간에는 허가받지 않은 시설물과 적재물이 가득했다.
경매장 뒤쪽 하역 공간에는 허가받지 않은 시설물과 적재물이 가득했다.

중도매인 내부에서도 개별 상인의 행위를 강제할 방법이 없으므로 도매시장 관리자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반응이다.

노은도매시장 중도매인 조합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일부 상인의 공간 사용으로 인해 시장 내 이동과 거래에 불편함이 있어 시정할 것을 요청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일부 상인의 일탈로 시장 내 유통인뿐만 아니라 출하자,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관리 주체의 적극적인 행정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케케묵은 갈등에 더욱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노은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생산자들이다.

지난해 5월에는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대전시의 농정에 대해 항의하며 노은도매시장의 경매장 중 사분의 삼가량은 1톤 차량마저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출하에 어려움이 있다고 규탄했다.

이에 대전시는 위반 중도매인은 처분하고 노은도매시장 청과물동 시설개선공사를 추진하겠다고 회신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간 불법 사용으로 처분된 경우는 전무하며 시설개선공사 역시 시작도 못 하고 예산마저 반납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장관리사무소는 생업에 종사하는 중도매인의 처지를 고려해 사전 계도를 진행했으며 향후 단계적으로 행정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시설현대화사업 추진이 가능한 정도에서 시설 개선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2주가량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불법 시설물 철거와 공간 사용에 대한 계도기간을 가졌다향후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는 중도매인을 상대로 경고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강제 철거, 중도매인 허가 취소까지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 계획된 시설개선사업에는 증축 수준의 계획이 포함됐는데 이 정도의 보수를 하면 정부의 시설현대화사업 지원에 차질이 있어 취소했다현재 교통영향평가, 설계용역을 끝마친 상태로 대전시에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역장에 가득 찬 물건들은 출하 상품의 하차와 이동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하역장에 가득 찬 물건들은 출하 상품의 하차와 이동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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