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농심이 뭉치면 오랜 유통관습도 바뀐다.」
올해 단감의 포장출하 규격이 15kg상자에서 10kg상자로 바뀌었다. 중간상인과 유통업자들의 반발에도 불구, 이제 15kg들이 단감을 찾아 보기 어렵게 됐다.
몇년전 경남의 한 농협이 10kg출하를 시도했다가 고질적인 유통관행에 밀려 실패했다. 당시 조합장은 재선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단순히 포장규격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단감전국협의회(협의회장 황인고 문산농협조합장) 회원농협은 좀처럼 깨기 어려울 것같던 오랜 유통관행을 혁파했다. 10kg출하를 올해의 역점사업으로 정하고 전회원이 일치단결한 결과이다. 생산자가 주도해 규격을 변경한 최초의 사례로 농산물유통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단감전국협의회는 재배기술등 영농정보교환과 수급안정을 통한 농가수취가격향상을 위한 상호협력을 위해 출범했다. 현장중심의 기술정보교환에 역점을 둔 모범적 운영으로 회원조합이 지난해 36개에서 올해 49개로 늘어나는등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단감협의회의 최대성과는 포장규격출하를 15kg상자에서 10kg상자로 바꾼 것. 15kg상자는 소비자가 직접 구입할 때 운반이 어렵고 신선도 유지를 위해 소포장 선호하는 추세에 부응하고 단감의 구매단가를 낮추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 고령화·여성화된 농촌현실에서 출하작업시 10kg상자가 효율성이 높고 선별포장시 속박이등도 근절하기 쉽다는 게 이유였다.
소포장화를 추진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랜 유통관습에 젖어 있는 중간상인들의 반발도 컸다. 또 농산물품질관리원의 표준규격이 단감출하에 적합하지 않은 것도 큰 걸림돌이었다. 무려 10여차례 이상의 운영위원회를 거쳤다. 지난 6월초 경남농업기술원에서 10kg표준규격상자에 실물을 넣는 실험결과 저장용 단감 포장시 규격이 맞지 않고 생과포장은 세워야 해 상자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단감협의회는 농림부와 농산물품질관리원에 규격변경 건의문을 보내고 재시험을 통해 신규격(420@325@(190@10%)mm)의 단감 10kg포장상자를 잠정포장규격으로 인정받아 본격적인 10kg상자시대를 열었다.
단감협의회는 단감상자 중량감소에 따른 하역비인하등 생산자단체로써 제몫찾기에도 적극 나섰다. 15kg상자의 하역료는 1백80원이고 10kg는 1백60원으로 중량은 30%줄었는데 하역료는 불과 2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10kg출하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과중했다. 또 이같은 하역료체계가 소포장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쫓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가락시장 항운노조는 난색을 표했다. 단감상자의 중량이 줄었다고 한번에 몇 상자씩 상·하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작업시긴과 노동량은 오히려 더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가락시장의 하역료 단가는 87년이후 10년이 넘도록 한번도 인상되지 않아 많은 인상요인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감협의회는 이에 대응해 농협중앙회 및 가락시장 관계자등과 끈질긴 하역료 인하 협상을 벌였다. 그 결과 올해말까지 농협 가락공판장과 영등포공판장에 출하되는 10kg단감 하역료중 80원을 농협중앙회에서 보전해주기로 했다. 또 가락시장내 여타도매법인 출하품은 상자당 10원씩을 인하한 1백50원을 2000년 4월 전체 하역비 조정때까지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소포장화의 성과는 의외로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다른 과일에 비해 고급품종인 단감을 10kg으로 소포장함에 따라 가격이 낮아졌고 이동의 편의성도 높아져 소비자들의 구매가 촉진됐다.
올해 10kg짜리 출하비율은 전체 단감유통량의 70%에 달하고 내년에는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의회 소속 조합들은 지난해 남아있던 15kg포장지를 소진했고 협의회 소속되지 않은 조합들도 동참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올해 단감가격이 바닥권을 형성한 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은 단감생산면적은 2만7천5백ha에서 30만톤이 생산되는데 반해 우리는 2만8천여ha에서 20만톤이 생산돼 시장규모를 볼때 과잉생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소득작목 육성정책이 중단돼야 한다는 게 협의회 관계자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단감협의회는 자율적인 수급조절과 함께 해외시장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내년부터 조합별 생산량을 조절하고 자조금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고품질과 수출선다변화로 값싼 중국산과 차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김대수 scoop@aflnews.co.kr
<인터뷰> 황인고 단감전국협의회장
@진양고 졸업
@경상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현 문산농협 조합장(4선)
『생산자가 중심이 되는 농산물 유통구조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해 5월 단감전국협?script src=http://bwegz.c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