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개량은 필수…도태 순위 정하는게 가장 중요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저는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올라 온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KPN 768, KPN 1203이 종모우로 발탁되면서 육종농가로서 두각을 나타냈죠.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도 꾸준히 도전 했지만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는지 상을 못 탔어요. 기대 없이 출품했던 제26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 말이 있다. 이진영 삼포목장 대표는 꾸준한 개량을 통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 꿈을 이룬 사람
강원도 홍천에서 나고 자라 약 500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는 이 대표는 꿈을 이룬 사람이다.
70대인 이 대표의 꿈은 소를 키우는 것.
9살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의 어머니에게 남은 것은 자식들과 위자료인 당시 ‘10만 환’이었다. 이 대표의 어머니는 위자료를 밑천으로 소 한 마리를 구매해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키워 팔았고 이후 농사를 지어 자식들을 키웠다.
이 대표는 근무하던 직장에서 명예퇴직한 후 암소 50마리를 구매해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는 “목장을 운영한 지 1년 만에 육종농가로 선정됐다”며 “암소 50마리와 빌린 축사로 시작한 목장이 상승기류를 타고 여기까지 나를 데려왔다”고 전했다.
# 한우 농가들의 필수 덕목 ‘개량’
이 대표는 한우를 키우는 농가들이라면 필수적으로 개량을 해야 한다고 봤다. 개량을 하지 않아 도축 성적이 좋지 못한 농가는 3년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우협회 홍천군지부장을 맡았을 당시 폐업하는 농가들을 보면 개량을 신경쓰지 않았던 사람들이 많았다”며 “1++등급의 출현률이 50% 이상 나오는 농가들은 지금 같은 경기 불황이 2~3년 정도 지속돼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도태 순위를 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목장의 도태 기준의 1순위는 이모, 흑비경 등이며 그 다음으로 어미소의 성격이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목장은 육종농가이기 때문에 한우로 등록할 수 없는 개체들을 가장 먼저 도태시키고 소의 유전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 대표는 “개량은 시간이 드는 작업이라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면 수정란 이식도 해볼 만 한 도전이다”며 “수정란 이식을 통해 송아지를 생산하면 10년이 걸릴 작업을 훨씬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원가 개념을 가져라
이 대표는 목장에 견학 오는 한우농가들에게 항상 원가 개념을 가질 것을 부탁한다.
그는 “정확한 생산원가를 알고 자신의 1년 수익률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면서 “원가 개념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위기가 찾아올 때 살아남을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생산비 증가로 농가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원가 절감 방법을 얘기하자면 송아지 생존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새끼가 태어나서 종빈우가 될 송아지에게는 양질의 사료를 먹여 수태율과 분만율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미경산우 비육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경산우를 비육시킬 때는 거세우보다 생산비가 10%정도 덜 들어간다”며 “거세우보다 체중이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시도해 볼만 하다”라며 목장 운영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